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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인화, 글로벌시대 ‘세계 대학’으로 가는 길

  • 입력 2009.12.10 00:58
  • 기자명 편집국장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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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의 명문대학인 서울대를 법인화하는 법안인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아직 국회통과 절차가 남아 있지만 정부는 서울대의 법인화 시점을 2011년 3월로 잡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 법인화 작업은 지난 1995년 시작됐으나 그동안 국립대들의 반발에 발목이 잡혀 흐지부진 해 왔다. 일본은 우리의 국립대 법인화 움직임에 자극받아 지난 2000년부터 본격 추진에 나서 2004년 국립대 전체에 대한 법인화 작업을 마쳤다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시작했으면서도 일본보다 훨씬 뒤떨어진 행정의 모순을 남긴 실례가 되었다.
서울대 설치령에 따르면 서울대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관할로 되어 있다. 교수와 직원들은 공무원 신분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를 포함한 국립대에는 400여 명의 교과부 직원이 파견돼 있기도 하다.
교과부가 지시하는 대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학교 조직을 바꾸려고 해도 일일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의 지원 예산은 지정된 세목대로만 쓰게 되어 있고 수익사업은 불가능하다.
이런 경직된 체제를 갖고 빠르게 변신하는 세계 일류대학들과 경쟁하는 것은 손발을 묶어놓은 채 전쟁에 나가는 것과 같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제 서울대가 법인이 되면 최고의사결정 기구는 15명 이하로 구성되는 이사회가 된다. 정부의 무불간섭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학교경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총장과 교수 사이에 유착관계가 형성되는 총장 직선제도 바뀌게 되는 것이다.
국립대 법인화의 장점은 올해 개교한 울산과학기술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처음부터 국립대가 아닌 국립대학법인으로 출범한 울산과학기술대는 실력 있는 교수에 대해 정년을 70세(일반 교수는 65세)까지 보장해준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외국의 유능한 학자를 스카우트하고 있는 점도 여타 국립대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는 올해 영국 더 타임스가 발표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47위에 올랐다고 한다. 한국 대학 가운데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서울대 법인화가 이뤄지면 운영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법인화 자체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가는 길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번 법안에는 4년마다 대학의 실적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으나 더욱 강하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해야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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