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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의원 “손정우·조주빈 만든 양형기준 개정 필요”

2019년 성범죄 재판에서 양형기준 적용받은 범죄자 70%, 감형 사유 ‘진지한 반성’ 채택

  • 입력 2021.06.25 14:03
  • 기자명 유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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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형 기자 / 2019년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강간과 강제추행, 장애인과 1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성폭행, 성폭행 과정에서 상해를 입혀 재판에 회부된 성범죄자 중 70% 이상이 감경 사유인 ‘진지한 반성’을 적용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용혜인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받은 2019년 성폭력 범죄 감경 사유에 따르면, 판결문에 양형 기준 적용을 받았다고 기재된 성범죄 4,825건 중 3,420건(70.9%)이 감경 사유인 ‘진지한 반성’이 채택됐고, 1461건(30.3%)이 감경사유 ‘형사처벌전력없음(초범)’가 채택됐다(감경 사유는 중복 적용 가능). 장애인과 13세 미만 청소년 성폭행 범죄 65% 이상도 감경사유 ‘진지한 반성’이 채택됐고, 27% 이상이 ‘형사 처벌 전력 없음(초범)’이 채택됐다. 용혜인 의원은 이에 대해 “70% 이상의 성범죄자들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면, 대한민국 성범죄 재범률이 60%나 되는 이유에 대해 전혀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무분별하게 ‘진지한 반성’이 감경 사유로 채택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라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인터넷 검색만 잠시 해봐도 성범죄자들을 위한 반성문 대필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2000원이면 예시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고, 5만원이면 반성문 대필이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용 의원은 “‘진지한 반성’을 증명하기 위해 성범죄자들이 모여있는 카페에서는 기부와 봉사활동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라 언급하며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15~2017년 전국 126개의 상담소에서 성폭력 가해자가 후원한 사례는 101건에 이르렀다. 감경 되지 않으면 환불 신청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것을 진정한 반성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용혜인 의원은 “심지어 장애인과 13세 미만 청소년 대상 성범죄조차 초범이라는 이유와 반성문을 썼다는 이유로 감형해준다면, 이는 국민의 법 감정과 심각하게 유리된 처사”라고 말하며 “‘진지한 반성’ 조항을 양형기준 감경 사유에서 전면 제외해야 한다”라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 이에 덧붙여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성범죄 관련 양형기준안인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조차 현행법상 법정 최저형보다도 낮은 양형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현행법 <아동ㆍ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동ㆍ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수입·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지만 지난해 말 확정된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해당 성범죄자가 감경된다면 5년보다 훨씬 낮은 2년 6개월 형도 올바른 양형기준으로 권고될 수 있다. 가중인자에 무기징역이 가능한 조항도 없다.
이러한 문제는 강간 등 성폭력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용혜인 의원은 “법정형과 양형기준의 괴리는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전체 범죄에 대한 권고 양형을 전반적으로 낮추기에 큰 문제”라고 언급하며 “최소한 최저 양형기준을 법정형으로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용혜인 의원은 “손정우, 조주빈을 만든 것은 성범죄에 관대한 우리 사회와 그보다 더욱 관대한 양형 기준일 수 밖에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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