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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는 빨아도 걸레

기고-(사)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 입력 2021.01.18 15:27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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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경기도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매립종료에 대비해 이를 대체할 매립부지 선정을 위해 오는 4월14일까지 공모절차에 들어갔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두가지 경우에 따른 문제점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인천시를 제외한 가운데 진행되는 서울시 경기도의 대체 매립지 공모가 성공할 경우 인천시는 자체매립장 선정에 따른 민원만 떠안았다는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다. 어차피 서울시는 부지 자체가 없기 때문에 30여년간 인천시가 처리해온 쓰레기 매립을 다음으로 경기도가 바통을 이어 받게 된다면 인천시는 가만히 숟가락을 얹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서울시 경기도가 기간 내 대체 부지 선정을 하지 못한다면 저들은 노력을 했지만 안된다는 명분을 내세워 3공구 잔여 면적의 15% 106만m2 를 추가 사용하려 할 것이다. 나는 이를 두고 저들의 꼼수라고 보고 있다. 이 경우에도 인천시는 자체매립장 선정이라는 선수를 두었기에 3-2공구를 이용할 명분이 없어지게 된다. 역시 이 또한 인천시에 결코 좋지 않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전자 보다는 후자의 경우가 우려스럽고 때문에 서구주민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서울시 경기도가 대체매립지 확보를 하지 못하고 수도권 매립지에 쓰레기를 계속 버리겠다고 연장을 고집할 경우 자체 매립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는 어떠한 액션을 취해야 할 것인가· 무조건 2025년 종료만 선언하지 말고  경우에 따른 전략적인 판단을 통해 인천시와 인천시민에게 최선의 로드맵을 만들어 발표해야 한다.
서구는 이미 세계최대의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뿐만 아니라 인천시 광역 쓰레기 소각장과 분뇨탱크시설은 물론 5개의 화력발전 시설 업체에서 50개가 넘는 발전기  돌아가고 있으며 암 유발 물질로 알려진 벤조a피렌을 배출 한다는 17개의 아스콘 공장이 밀집  돼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매립지가 생기고 얼마 되지 않을 때  지방언론에 보도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환경오염 실태에 대한 내용을 되짚어 보면 당시 수도권 매립지 인근지역 토양에서 인체와 생물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이 대량으로 검출 됐다고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 화학물질은 인체와 생물체내에 축척되면 자연적인 배출이 어렵고 치료방법이 거의 없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당시 보도내용을 문제 삼아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매립지가 생긴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현대화 시설을 갖추고 친환경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므로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문제는 그동안 이미 땅에  묻어버린 비닐봉투 등에 함유된 특정물질이 집중적으로 농축돼 사후에 나타나는 현상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당시 보도내용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지금 인천시가 해야할 두가지 일을 제안하고 싶다.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걸레를 세탁했다고 행주가 되지 않는다는 다소 듣기 거북한 말이 있다. 즉 각종 환경 폐기물 쓰레기를 버린 매립장을 저탄소 녹색성장기지로 바꿨다고 혐오시설인 쓰레기 매립장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할 수 없지만 진정으로 주민을 위한다면 수도권매립지 매립 완료 부지에 대한 사후관리에 인천시가 감시자로 적극 참여해야 한다. 예산이 들어가더라도 관리공사를 이관 받아서 인천시의 의지 대로 한치의 의혹도 없이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음으로 인천시는 진정한 클린 서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구호로 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때 가능하다.
55만 주민이 살고 있는 인천 서구에 대한 느낌을 색깔로 표현 하라고 한다면 우선 떠오르는 색깔이 회색이다. 서구는 다른 지역보다 공기도 좋지 않을 뿐더러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맛보는 날이 많지 않고 도심 곳곳에서는 각종회색 물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을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비오는 날이나 구름이 끼어있는 우중충한 날이면 유별나게 많이 뿜어져 나오는 각종 분출물을 구경하기란 어렵지 않다.
아침 일찍 태양이 떠오르기 전 산에 올라가보면 공기의 흐름이 정지해 있는 인천의 상공을 향해 회색 띠를 두르며 서서히 지면으로부터 일어나는 회색 하늘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서구지역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특별지원금 2천5백억 원과 반입수수료 가산금 50% 보다 더 많은 혜택을 준다고 한들 내 집 마당에 쓰레기 버리라고 할 자치단체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봐진다.
이제 수도권 매립지 종료약속 기간은 2025년까지 4년도 안 남았다. 서둘지 않으면 서구는 영원한 회색도시로 남아야 한다. 30년간 환경공해로 고통받아왔다.더 이상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후손들을 위해 주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더늦기전에 매립지 종료문제 서둘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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