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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검사 앞세운다고 숱한 권력犯罪 숨길 수는 없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20.08.28 15:0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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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법무부가 27일 검찰 중간간부인 고검 검사급 검사 585명 등 검사 630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직접 수사부서 축소, 형사·공판부 강화’ 기조의 검찰 직제개편안을 적용한 첫 인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법무부는 인권과 민생 중심의 형사부 및 공판부 검사, 공인전문 검사를 우대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법무과장 등 법무부 법무실 및 대검 공판송무부 과장 전원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 부산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에 여성 검사를 발탁하는 등 인사의 다양성을 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여론도 있으나 추 장관은 올 초 취임 이후 이번까지 두 차례 인사에서 윤 총장 측근을 철저히 배제하고, 이른바 특수·공안 라인을 사실상 소멸시켰다고 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공공수사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요직을 친여 성향 검사들로 대체했고,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헌신한 검사들을 대거 중용했기 때문이다.
인사 내용을 살펴보면 한동훈 검사장 휴대폰을 압수하겠다며 폭행 활극을 벌인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광주지검 차장으로 승진했고. 폭행 혐의로 수사 받는 피의자를 도리어 영전시킨 것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소 사실 유출 의혹으로 고발된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1차장으로 옮겼고. 수사 대상자를 전국 검찰 수석 차장 자리에 앉힌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를 기소한 검사가 중앙지검 2차장, 법무부 대변인이 3차장 자리를 차지했다. 부실 수사 지적을 받은 옵티머스 펀드 수사 부장검사는 라임 펀드 수사 담당 차장으로 승진했다. 가서 '라임'도 뭉개라는 뜻이다. 심지어 인터넷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고 김정숙 여사에게 찬사를 보낸 검사도 좋은 보직을 받았다는 것도 청와대와 추미애 장관은 하고싶은 인사를 단행했다는 여론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과 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한 검사들이 전반적으로 퇴조한 것으로 나타낫다는 것이다. 윤 총장 ‘입’ 역할을 한 권순정 대검 대변인은 전주지검 차장으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대검 박영진 형사1과장은 울산지검 형사2부장으로, 공봉숙 형사2과장은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에 자리를 옮겨 놓았다, 전례에 비추면 좌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모두 검·언 유착 의혹 수사 등이 논란을 빚을 때 윤 총장을 보좌했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박주현 대검 인권감독과장은 전주지검 형사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 역시 검·언 유착 의혹 사건, 한명숙 전 총리 강압수사 의혹 사건에서 윤 총장을 보좌했다. 반면 현 정권과 가까운 검사들은 눈에 띄게 영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앉힌 것이다. 정 부장검사는 현재 한동훈 검사장 독직폭행 의혹으로 서울고검의 감찰을 받고 있다.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을 승진시킨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대변한 구자현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측근인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의 커다란 축이었던 인사 문제를 추 장관이 주도권을 쥐고 일단락 지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추미애 장관은 올해 두 차례 검사장 인사에서 윤 총장 측근을 걷어냈다고 볼 수 있는 인사가 된 것이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중간간부 인사까지 비슷한 기조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국정운영 방향에 맞게 인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검사장이 정무적 책임을 지는 자리라면 중간간부는 수사·기소의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다. 중간간부들에게까지 정무적 책임을 물은 듯 한 이번 인사가 우려되는 이유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수사·기소에 영향을 미치는 통로가 되거나 검사들을 줄 세우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이다. 이런 우려를 지우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주요 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굽힘없이 처리해야 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며 ‘성희롱 피해자’를 조롱하고, 김정숙 여사의 사진을 올려 찬양한 진혜원 검사를 추 장관 아들 ‘탈영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으로 보낸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으며 쇠는 강하면 쉽게 부러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완장 검사들이 권력 범죄를 덮더라도 결코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인사권 남용과 진실 은폐 범죄까지 추궁하는 시기가 머지않아 닥칠 날이 올 것이라는 것도 예측하고 지금 그 자리가 영원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도 한번 쯤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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