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사회 종교·문화 수도권 지방 국제
2020.5.29 금 15:37
 
> 뉴스 > 오피니언 > 데스크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세상에 이런일이 “성추행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홍성봉의 是是非非>
2020년 04월 24일 (금) 홍성봉 shilbo@naver.com

세상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났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여성공무원과 면담하다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히며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위계로 여비서를 성폭행한 사건으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게 불과 2년 전 일이다. 그런데 또다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이 그것도 집무실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고 하니 ‘안희정 사건’에서 한국의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한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참회하며 살겠다고 하면서 부적절한 범죄행위를 시인하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5분 정도의 짧은 과정이었다며 축소·포장하는 데 급급하면서 반성의 모습은  보기 어렵다는 여론이다. 그는 지방선거 당시 성희롱·성폭력 전담팀 구성을 공약했으나 당선 후에도 공약 이행을 계속 미뤄 왔다고 한다. 심지어 2년 전 회식 자리에서 자신의 좌우로 여직원들을 앉힌 사진을 버젓이 보도자료로 내놓아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는데 변화를 꾀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자진사퇴 기자회견도 자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 측은 이달 말까지 시장직 사퇴를 요구했으나 오 전 시장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폭로 기자회견을 하겠다며 압박했다고 한다.오 시장의 행동은 명백한 성추행이자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였는데도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거나 경중에 관계없다는 등의 표현으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 하는 등 법을 벗어나려는 언어가 더욱 국민들에게 불신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달 초 20대 계약직 여직원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고 이것이 강제 추행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물러나는 과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오 시장은 피해자에게 총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상황이니, 총선 이후 사퇴하겠다고 제안해 사퇴 확인서를 쓰고 공증까지 받았다고 한다. 사퇴 공증서라는 것은 온갖 일이 벌어지는 정치판에서도 처음 보는 일이다.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받은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성추행 사실을 확인하고도 총선 뒤로 사퇴를 미루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하니 더욱 충격적인 일이다. 야당 소속 시장이 그랬다면 이들이 눈을 감고 있었을까 하는 의심스러운 일들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 시장을 제명 하겠다면서 성추행 사실을 몰랐고 상의하지도 않았다고 했지만 믿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총선을 목전에 두고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해야 할 상황에 몰렸는데 당 지도부에 이 중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다.전국에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발생한 오 전 시장의 성추행은 개인이 시장직을 사퇴하거나 민주당에서 제명하는 수준으로 끝나선 안 된다. 정치적 책임과 별개로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고위 공직자의 성범죄는 권력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다. 민주당도 안희정 사건에 이어 오거돈 사건까지 일어난 마당에 당 내부에 왜곡된 성문화가 존재하는지 점검하고 안심할 만한 재발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선출직 후보들에 대한 자격심사가 엄격해야 한다는 여론도 아우성이다. 더구나 이번 일은 사건발생시점에 일명 n번방사건으로 성범죄에 무감각한 우리사회에 대한 경종이 한창 울리던 때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충격적일이다.
오 시장은 부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시장에 당선됐지만 임기 2년도 못 돼 물러나게 됐다. 오 시장은 이미 6개월 전 다른 부하 여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 의혹도 불거져 있었다. 본인은 가짜 뉴스라며 부인했지만 이번 일을 보면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한 시민단체는 오 시장이 회식 자리에서 여성을 양옆에 앉히는 것을 봤을 때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피해자가 성폭력상담소에 피해를 알리자 주변 사람을 동원해 회유 시도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성폭력은 개인의 자존감을 송두리째 짓밟는 중대범죄다. 사퇴가 끝이 아니다.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전모를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를 정쟁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
서지현 검사가 지난 2018년 1월 성추행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한 이후 한국 사회는 성폭력 대응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그동안 숨죽인 채 가슴 알이 해 오던 성폭력 피해자들의 외침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성폭력부터 불관용으로 대처해야 한다. 당연히 용납되는 것처럼 여겨져 온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끊어내지 않고는 진전은 없다. 피해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피해사실을 고발해야 하는 낡은 틀도 해체, 제도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것만이 성폭력 피해를 근절하는 길이 될 것이다.

홍성봉의 다른기사 보기  
ⓒ 서울매일(http://www.smaei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청소년보호책임자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17(연지동 대호빌딩) | ☎02-762-8114 | fax 02-764-2880
서울매일·등록번호: 가 00211 | 등록연월일: 2005. 11. 30 | 발행·편집인: 김은주
서울매일신문· 등록번호: 아 00021 | 등록연월일: 2005. 08. 12 | 발행.편집인: 김은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석
Copyright 2009 서울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hilb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