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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단체·정의당, 부모의 징계권 삭제 촉구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3만 명 지지, 복지부 장관도 “징계권 없어지도록 최선 다하겠다”
2020년 01월 14일 (화) 최성주 shilbo@naver.com
   

최성주 기자 /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관대하게 여겨온 체벌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아동단체들과 정의당이 민법 내 명시된 친권자의 징계권에 대한 삭제를 촉구했다.
국내 주요 아동단체 굿네이버스(goodneighbors.kr)와 세이브더칠드런(www.sc.or.kr), 초록우산 어린이재단(childfund.or.kr)(이하 3개 아동단체)과 정의당은 13일 오후 2시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에 대한 친권자의 징계권을 명시한 민법을 하루속히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1958년 제정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정된 적 없는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이르고 있어, 훈육 과정의 징계라는 이름으로 자녀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 대표 최서인(만 13세)은 “맞는다고 더 나은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징계권 조항에 대한 논의에서 어른들의 의견만 듣지 말고, 아동들의 목소리도 들어달라”며 징계권 조항 삭제를 주장했다. 지지 발언에 나선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홍창표 부회장도 “가벼운 체벌에서 시작한 행위가 극심하고 잔혹한 학대로 변질될 위험성이 있는 민법 915조의 삭제는 이제 더 이상 미뤄서도 안 되는 필수 불가한 국가의 당면과제다”며 힘줘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포용국가 아동정책’ 발표하면서 징계권이란 용어가 자녀를 부모의 권리행사 대상으로만 오인할 수 있는 권위적 표현이라고 지적하고, 친권자의 징계권의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등 한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발표한 바 있다. 3개 아동단체는 여기에서 나아가 징계권을 전면 삭제하라는 요구로 2019년 9월부터 ‘Change 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캠페인을 펼쳐왔다. 시민 3만 2천 여명이 캠페인을 지지하는 서명에 참여했고 전국아동보호전문기관협회를 비롯해 아동·부모·법률 단체 109개가 뜻을 함께했다. 3개 단체는 지난 11월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이들의 지지 서명과 연명단체 목록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그 자리에서 박 장관은 “전달받은 서명을 법무부 장관과 국회의원에게 전달해 빠른 시일 안에 민법 915조 징계권이 없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법무부는 “친권자의 징계권에는 체벌권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징계권 조항 전면 폐지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내보이고 부처간 논의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포용국가 아동정책’ 발표 이후 7개월이 지나서야 부처 간 협의가 시작됐다.
가정을 비롯해 모든 환경에서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현재 58개 국이다. OECD 국가 중에는 22개 국이 모든 환경에서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체벌에 관대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역시 지난해 7월 유럽의회의 권고를 수용해 체벌을 금지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친권자의 징계권을 민법에 명시하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6월 자녀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조항을 ‘아동학대특별법’에 신설했고, 올해 4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아직 민법에 남아있는 징계권 조항의 삭제도 논의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2019년 학부모와 초중고생 자녀 2,187가정을 연구 조사한 아동권리현주소에 따르면 체벌 경험이 있는 아동 15.3%가 ‘평소에 죽고 싶은 생각을 한다’고 답했고, 28.7%가 ‘슬프고 우울하다’고 응답했다. 부모의 체벌에 대한 이유를 납득하는 자녀는 37%에 불과해 부당한 체벌에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국제어린이재단연맹(ChildFund Alliance) 국가와 함께 아동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아동폭력 옹호사업(Child Friendly Accountability)을 진행하며 아동 스스로 아동 폭력의 심각성을 알려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지난 해 7월 뉴욕에 위치한 UN 본부에서 진행한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전 지구적 협력 방안 모색(Building Momentum: working together for all children to live free from violence)’ 회의에 참여해 대한민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체벌에 대한 참상을 알린바 있다. (첨부자료: 이윤서 아동 발언문 참고)
2019년 9월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 심의 결과로 “법률 및 관행이 당사국 영토 내 모든 환경에서 ‘간접체벌’ 및 ‘징계적’ 처벌을 포함한 모든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3개 단체는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와 국제적 노력에 우리 사회가 응답할 차례”라며 “훈육 또는 징계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자녀에 대한 부모의 폭력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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