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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안전특별조사를 마치며

독자투고-계양소방서 화재안전특별조사 건축분야 참여자 함나경

  • 입력 2019.12.20 15:15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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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막연하게 일을 찾아보던 중,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알게 됐고, 건축과를 졸업하고 현장감리를 하던 경험을 살려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었다. ‘소방’이나 ‘안전’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간에 투입되게 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 하고 현장에 투입 된 것도 아쉬웠고, 멀리서 근무하게 된 상황도 아쉬웠었다.
하지만 일이 진행 될수록 생각이 달라졌다. 매번 봐왔던 법규인데도, 현장에 가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현장이 곧 교육이 됐다. 또한 건축 위반사항 때문에 관계인들에게 설명을 할 때도 좋은 소식을 전하는 일이 아니니, 어쩌면 집과 멀리서 근무하는 것이 다행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그만큼 건축물 안에서 소방과 안전에 관해 현실적으로 시정돼야 하고, 알려져야 하는 것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그 전에 일하던 현장들은 규모가 컸던 터라 소방법에 명시하는 규정들이 확실했고, 공사현장에서도 그 법규들이 아주 잘 지켜져 있었다. 또한 법규 이상의 건축계획에서도 안전을 고려하고 진행됐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진 문제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은 건물들은 상황이 달랐다. 오래된 건물에선 굉장히 사소한 것까지도 문제가 됐다. 하나밖에 없는 계단복도의 폭도, 옥상으로 올라가는 철제계단도, 심지어는 방화문이나 계단의 설치방향, 이동방향까지도 난해한 경우가 많았다.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방치돼 있는 경우도 많았고, 큰 건물에서조차 불이 쉽게 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당초에 계획돼있던 건축물의 구조나 안전성과는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다분했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적어도 그 안전성과 상황에 대해 관계인과 이용자, 그리고 시민들 모두가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건축을 전공했던 사람들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관계인들에겐 얼마나 더 낯설게 느껴졌을까를 생각해본다면 보다 더 현실적인 방안들이 필요할 것 같다.
막연하게 시작하게 된 일이였지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워가는 시간이었고, 화재안전 특별조사가 앞으로의 개선될 미래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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