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민.군통합공항 주장은 수원군공항 이전용 라벨갈이

칼럼

  • 입력 2019.10.30 15:26
  • 기자명 국승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역환승센터에 최근 눈에 띄는 홍보물이 등장했다.
경기도에 국제공항이 생긴다고·
이 홍보물에 게제돼 있는 상생과 도약 경기 남부 통합국제공항 띄우자는 문구가 시민들의 눈길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언뜻 문구만 보면 경기도에 새로운 민간공항이 들어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신공항 호객용 문구는 화성시민들이 결사반대하고 있는 화옹지구에 민.군 통합공항을 건설하자는 수원시의 허울 좋은 주장에 불과하다.
화성시 전역에는 이미 경기남부신공항 주장은 수 개 월전부터 전투비행장 이전을 위한 수원시의 꼼수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시 전역에 걸려 있는 상태이다.
수원시의 민간공항 띄우기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배경을 살펴보면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야 한다.
그해 2월 국방부는 수원시의 전투비행장 이전 건의를 수용해 화성시 화옹지구를 예비이전후보지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화성시는 주민 동의 없이 진행된 예비이전후보지 지정에 무효라며 현재까지 강력하게 반대해 오고 있다.
화성시는 동부지역 주민들이 오랜 기간 수원전투비행장 소음피해를 겪어왔지만 그 고통을 화성시민 전체에 전가하는 방식의 이전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 왔다.
실제로 기자가 만나본 많은 화성시민들은 수원시의 안하무인격 밀어붙이기 방식은 과거 힘들고 어려워도 함께 의지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격 이 아니냐며 수원시의 행태를 강하게 성토했다.
화성의 강력한 반대로 현재 군 공항 이전 절차는 중단돼 있다.
최근 수원시는 국방부를 상대로 수원군공항 이전에 속도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전부지에 대한 지자체 동의가 없는 조건에서 이전 절차가 진전될 수는 없다.
이처럼 화성시민들의 반대가 강력하게 진행되자 수원은 민.군 통합공항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이는 삼척동자도 아는 꼼수중에 꼼수다.
수원시는 공항 적합성 조사를 수행할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는 경기도시공사가 진행한 용역을 토대로 수도권 공항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경기남부에 민.군통합공항이 필요하며 유치 할 경우 높은 B/C(비용 대비 편익)값이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이미 지난 4월 인천 김포 공항의 여객 수용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른다고 예측한 바 없다고 밝혔으며 수요 증가 시 터미널을 신설해 확충할 계획이기 때문에 경기 남부에 민간공항 건설을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식 발표한바 있다.
또한 수원이 근거로 내놓는 B/C값은 애초에 민간 사설업체가 광역교통망 등 공항 건설에 필요한 부대시설과 도로 확충비용 등 교통 인프라를 반영하지 않은 채 여객터미널 건설비용만을 따진 결과이기 때문에 신뢰성을 담보받기 어렵다.
그런 단순 계산이라면 사통팔달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수원에 민간공항을 유치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이익일 것이다.
아전인수 격으로 민.군통합공항을 주장하려다 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과장광고를 버젓이 게시하고 있는 수원시 는 부끄럽지도 않는가·
화옹지구에 민.군통합공항이 들어서면 수원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1시간 33분가량 걸리던 공항 이동 시간이 40분까지 단축된다는 내용 역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당장 수원시 내 교통만 따져 봐도 어불성설이다.
수원은 인구 123만 명 이상 면적 121㎢가 넘는 대도시이다.
수원 동쪽 광교산에서 서쪽 칠보산까지 혹은 분당선 청명역에서 서수원 시외버스터미널까지도 40여 분이 걸리는 현재 상황이다.
뿐만아니다 수원에서 화성 서부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현재 수원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걸리는 시간과 큰 차이가 없고 출.퇴근 시간대 같은 러시아워에는 더욱 지체되는 게 현실이다.
장사 은어 중 택갈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저가 상품을 라벨만 바꿔 고가에 팔아넘기는 사기 행위를 말한다.
수원군공항 이전을 위해 민간공항이라는 장밋빛 허울을 덧씌운 과대 선전은 상대방을 바보로 설정한 잘못된 홍보 방식이다.
수원은 화성과의 상생을 원한다지만 이런 자극적이고 허울 좋은 선전물은 지역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수원시가 말하는 상생과 도약이 남을 밟고 일어선다는 뜻이 아니라면 무리수를 던지는 홍보 전략을 한시라도 빨리 멈춰야 할 때다.
문화와 역사 생활권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두 도시는 서로 협력할 부분이 무궁무진하다.
수원은 지역발전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화성시와의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고 진정한 마음으로 상생과 도약의 손길을 내밀어 화해무드를 조성하길 바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