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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조달진소위 추모제’를 맞이하며

기고-전남동부보훈지청 보훈과장 임경한

  • 입력 2019.10.16 15:16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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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한로(寒露)가 지나고 맑고 청명한 날씨를 자랑하는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많은 이들이 꽃 축제를 찾아 떠나는 요즘, 한편에서는 국민들이 거리와 광장으로 모여 진영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충돌과 세 대결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할 때 마다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과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호국영웅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국민들이 다시금 되새겨 국민대통합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에는 육탄용사 전적비가 있다. 일명 ‘말고개 전투’ 라고 불렸던 북한군과의 싸움에서 맨몸에 수류탄만을 든 채로 육탄 공격을 불사했던 이들의 공적을 기리며 세워진 비인데 이 작전을 수행하고 지휘했던 분이 바로 조달진 소위다.
조달진 소위는 1928년 전남 승주군 주암면에서 태어나 육군에 입대해 제6사단 19연대 3대대 소총수로 복무하던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홍천 말고개 전투에 참가했다.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북한군은 춘천과 홍천을 점령한 후 서울을 포위하기 위해 이천과 수원으로 우회 기동할 계획에 있었다. 홍천의 피탈 여부는 국가의 존망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었다. 강원도 홍천으로 향하는 유일한 진출로 말고개, 국군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적 전차를 격파할 특공대원을 선발한다. 이 특공대에 조달진 일등병도 포함돼 있었다.
1950년 6월 30일 적의 전차 대열이 말고개에 오르자, 매복해 있던 조달진 일등병은 용맹과 투지를 발휘해 전차에 뛰어올라 해치를 열고 수류탄 2발을 투척해 전차를 폭파시켰다. 이에 나머지 특공대원들은 멈춰선 적 선두 전차로 인해 굽잇길에 갇혀버린 적 전차부대를 모두 궤멸시키는데 성공한다.
정부는 개전 이래 최대의 전차 격멸전의 주역 조달진 일등병을 이등중사로 2계급 특진했고, 이후 경북 상주군 유곡전투에서 4대의 적전차를 파괴하는 신화를 이룩한 그를 또다시 이등상사로 2계급 특진했다.
육탄전으로 적전차를 파괴하는 놀라운 공적을 달성한 조달진 소위는 한국군 최초로 미국 동성훈장을 수여받았고, 화랑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태극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전쟁영웅이다.
탱크잡는 불사조로 알려진 호국영웅 조달진 소위를 추모하기 위해 순천시에서는 순천 7391부대를 ‘조달진대대’로 제명 선포하고, 고향인 순천시 주암면에 ‘조달진로’ 라는 도로명도 부여했다. 또한 조달진 소위의 공적을 선양하고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흉상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비와 지방비 지원으로 2018년에 흉상을 건립해 국민들에게 호국 안보와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다지는 호국인물 선양을 위한 교육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남동부보훈지청에서도 위국헌신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한 조달진 소위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9월 출범한 조달진소위추모사업회와 함께 ‘제1회 조달진 소위 추모제’를 10월 17일 순천엘리시아웨딩컨벤션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순천시장, 순천시의장 등 각계각층 인사와 자라나는 청소년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영상물 상영, 추모패 전달, 추모사, 진혼무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앞으로 지역의 호국정신 확산과 역사교육 함양의 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꾸준히 이어갈 전망이다.
국가와 지자체의 지대한 관심과 지역민들의 열망 속에 개최되는 이번 추모제에 많은 이들이 참여해서 대한민국이 누리는 평화가 그동안 국토 수호를 위해 공헌한 조달진 소위를 비롯한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된 것임을 알고, 현재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의미와 진정한 소명이 무엇이며, 무엇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한 국가의 미래에 부응하는 길인지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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