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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기고-(사)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 입력 2019.07.18 15:18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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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의 입장에서 작금의 세상을 보노라면 누구라도 걱정이 앞설 것이다. 세상만사가 너무 복잡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그만큼 이리 저리 뒤틀린 세상을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도 어른들 역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같은 걱정을 했지만 다들 알아서 헤쳐 왔으니 노인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G2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서 대한민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들이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데에는 아시아 쪽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배경이 있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자면 갑작스러운 사업화 등으로 아시아적인 가치를 잃어가는 현재의 상황이 단순한 기우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사회에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각종사건을 볼 때 그 어느 때 보다도 도덕성회복, 인간성회복. 정치윤리성 회복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임은 틀림없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자들로부터 일반국민들에 이르기까지 도덕적인 타락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잣대와 기준도 없이 어떤 경우는 용인이 되고 어떤 경우는 처벌을 받는 상황에 이르러서는 자라나는 다음 세대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다.
인간이 생을 영위해가면서 능력과 도덕성을 함께 갖춘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크게는 국정을 작게는 국가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고위 공직자의 경우에는 능력과 도덕성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엄격하게 요구되고 그만큼 덕목을 갖춘 사람이라야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국회인사 청문회 등을 통해 위장전입. 병역기피.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세금탈루 등을 저지른 고위 공직자들이 거짓말 까지 하는 장면을 수도 없이 보아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위공직자로 당당히 임명 받아 활보하는 경우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일들이 당장에는 권력에 의해서 강행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은 자명하다.
최근 장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능력도 능력이거니와 여러 가지 도덕적인 흠결로 인해 부적격자로 청문보고서 조차도 제출받지 못한 인사에 대해 임명 강행된 인사가 소신껏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부처의 조직에 속한 직원들이 마음으로 그를 따를 리도 만무하다. 오히려 어렵게 청문회를 거친 공직후보자가 더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논리를 비웃듯 들이대는 것이 반복된다면 가뜩이나 불공정에 민감한 청년세대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지역별로 국민들이 선출해  국회로 보낸 국회의원들은 국민 자체이고 국민의 대표임을 인정해야 한다.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그 국회의원을 뽑아준 그 지역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전 정부 인사청문회 때 당시 현 여당 국회의원들은 100% 흠결 없는 사람만 요구하며 많은 공직후보자들을 낙마시켰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임명권자가 바뀌면 인사청문회법이 바뀌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국회 청문회는 고위공직자 이력만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역할 이외에 별다른 권한이 없는듯하다. 청문회 결과보고서가 올라가든 말든 100% 배제원칙에 위배되더라도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사람 없으니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능력이 되기 때문에 임명한다면 인사청문회는 왜 하는가·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이다.
정부는 도덕성회복. 인간성회복, 정치윤리성회복 등 사회의 여러 가지 병리현상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고위공직자를 임명함에 있어서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려서 인사청문회에서 나타난 적격 부적격 의견을 따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우리는 흔히 ‘양심에 비춰보라’ ‘양심에 따라 행동하라’ ‘양심에 호소한다’라는 말을 한다. 잘못된 관행과 습성으로 도덕적 사고의 실종과 가치관의 혼동에 빠진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이제 일반 국민들이 고위 공직자들과 국가에 대해서 양심을 거론하고 있다. 그리고 이내 양심과 법을 준수하다가는 되는 일도 없고 살아남기 힘들다며 양심을 저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늦지 않았다. 실종된 도덕을 찾아보자.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야 밝은 사회. 질서 있는 사회.  도덕성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사회로 바꿔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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