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사리사욕을 채웠던 탐관오리들이 많았다. 이러한 이유로 21세기인 오늘날까지도 국민이 국가에 의무적으로 납부하는 세금을 ‘혈세(血稅)’라고 표현한다.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려 노력한 대가를 국가가 강제로 빼앗았던 그 옛날부터 자주 사용됐을 것이다.
최근 평택시의 혈세가 평택시 담당부서 공무원들과 시체육회의 수수방관 속에서 줄줄 세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며 그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혈세가 낭비되는 것으로 드러난 곳은 평택시와 평택시체육회가 매년 보조금을 지급하는 평택시소프트볼야구연합회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평택시야구연합회에 지급한 보조금은 수천만원이 넘는다. 최근까지 수천만원의 보조금이 집행됐지만 구입 후 관리돼야할 야구용품들은 제대로 남아있지 않았으며, 야구연합회의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하는 시와 시체육회는 현황 파악도 못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평택야구연합회는 2017년 평택시장 배 야구대회를 앞두고 야구공 1000개, 선수 보호장비 20개, 배트 2개 등의 야구용품을 구입하고자 보조금 557만원을 사용했으며, 2018년 평택시장 및 평택시의회 의장 배 야구대회를 앞두고 야구공 약 1500개, 배트 12개, 포수장비 4세트 등의 용품을 구매하는데 보조금 1225만원을 썼다.
시민들의 혈세인 보조금을 사용해 야구공과 배트 및 보호장비를 구매했지만 현재 평택시야구연합회 회장사무실에 남아 있는 용품은 야구배트 12개, 포수장비 3개가 전부다.
보조금으로 구입한 나머지 용품들은 행방이 묘연했지만, 관리·감독을 해야 할 평택시와 평택시체육회는 “확인하고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평택시 공유재산인 서탄면·진위면에 위치한 야구장을 일반 동호인들이 사용을 하려면 관할 지역 행정기관인 송탄출장소에 직접 대관신청을 한 후 담당부서에서 부여한 가상계좌로 사용료를 입금해야 한다.
하지만 평택시야구연합회는 서탄면·진위면에 위치한 야구장에 대한 내부 공지를 띄워 인근 지역 야구동호회 및 사회인야구단체로부터 야구연합회 개인계좌에 경기당 3만원씩 야구장 사용료를 착복했다. 또한,안중에 위치한 계양구장 역시 야구연합회 개인계좌로 대관료을 받은것으로(8경기) 평택시 체육진흥과에서 확인 됐다.
이에 대해 평택시는 야구장 불법 대여에 대해 전체적인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2건의 대관비 6만원의 착복금액은 회수했다.또한 추가로 확인된 계양구장 불법사용 금액편취에 대해서는 "평택시 체육진흥과에서 확인 환수예정"이다.
논란이 일자 평택시 체육회와 평택시 감사관실에서는 평택시야구연합회의 보조금 사용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평택시 지역 내 야구장 불법 대관 및 사용료 착복부분에 대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으로 착복한 대관료및 보조금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평택시는 "고발부분 까지도 고려 한다고" 했다.
시민들이 낸 혈세에 대한 관리·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공직자들이 해야할 일을 미룬 채 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다가 사태가 심각해지자 뒤늦게 우왕좌왕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