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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평화의 새 장으로 올인 하자 !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9.02.27 15:19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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己亥년인 2019년은 매우 특별한 해 라고 할 수 있다. 먼저 3·1운동 100주년이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2년차로 북미 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다.
100년전 조선에서 학생의 신분으로 곧장 대학을 나온 젊은 여성과 소녀가 투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듣는다면 너도 틀림없이 깊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세계사편력(자와할랄 네루) 에 기재된 말이다.
1919년 3·1운동은 조선의 여성들이 정치의 주체로 처음 나섰다는 의미 또한 갖고 있다. 당시 검거된 사람 중 학생과 교원이 2355명이었는데 그중 여교사와 여학생이 218명이었다. 여성 취학률이 남성의 100분의 1도 안 되던 때임을 생각하면 상당한 규모다.(<3·1혁명과 임시정부>, 김삼웅) 숫자만 중요한 게 아니다. 3·1운동 이후 여성들은 예외적으로 엄격한 집안이 아니면 쓰개치마, 장옷을 다 벗어던지고 만세를 불렀다. 여성에게 씌워졌던 억압을 벗어던진 상징적 장면인 셈이다.
이제 우리는 격동했던 지난 100년사에 한 획을 긋고 향후 100년을 결정지어야 하는 중요한 해가 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이 하노이에서 열리고 대형 정치일정도 줄줄이 예정돼 있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역사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중요한 3월이 온 것이다.
3·1운동은 대한민국의 뿌리를 이루는 역사적 사건으로서 우리 젊은이들이 일제의 총칼에도 굴하지 않던 자주독립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됐고, 임시정부는 오늘의 민주공화국으로 계승됐다. 대한민국 헌법도 3·1운동과 임시정부, 대한민국의 역사적 관계를 명시하고 있다.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역사를 대하는 온당한 태도라면 우리는 3·1운동을 매우 특별한 과거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70년 냉전과 분단을 뒤흔드는 지각변동이자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시작되기도 했다. 이 덕분에 우리는 분단 사상 처음으로 전쟁의 공포 없는 1년을 보냈다. 이를 불가역하고 지속 가능하도록 구조화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완성함으로써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책무가 있다.
역사적 사건들은 시공을 뛰어넘어 서로 연결된다. 100년의 시차를 둔 3·1운동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민주주의를 발견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다. 100년 동안 외쳐온 공화정과 민주주의가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사실도 아프게 함께 깨닫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 사건을 연결하는 더 기본적인 고리는 평화다. 3·1운동은 자주독립을 추구했지만 그 바탕에 흐르는 핵심 사상은 평화였다. 당대 선각들은 조선의 자주독립을 동양 평화의 근간으로 봤고, 이는 동양 평화를 전제로 하는 세계 평화로 발전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주장한 평화는 조선 독립이라는 작은 평화에 머물지 않는다. 평등과 민주, 민권의 평화라는, 오늘에도 적용되는 보편적 가치로서의 평화도 추구했다. 국가 공동체의 평화와 개인의 안녕을 동시에 구한 것이다. 한반도 대전환이 목표하는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도 한마디로 정의하면 평화다. 3·1운동이 완성하지 못한 평화 찾기가 100년의 시간을 거쳐 오늘에 이른 것이다.
역사는 한반도 평화에 인색하기만 했다. 간단없는 외침에 시달린 왕조시대, 압제와 수탈의 일제강점기는 물론이고 해방 후 70년도 분단과 전쟁과 군사 대결로 얼룩져 왔다. 주변 강대국들이 각축한 결과였지만 내부의 분열도 그 못지않은 폐해를 낳았다.
여기서 이제는 우리의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먼저 통일이 아니라 평화 공존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안보와 평화마저 남의 손에 의존해온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다. 이런 모순과 부당성을 깨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3·1독립선언 서명 33인 중 한 사람인 만해 한용운은 평화와 자유를 지키는 것은 생명 있는 인간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라고 주창했다. 지금 이보다 더 큰 울림도 없다.
3·1운동 100주년을 즈음해 기회의 문이 열린 것은 역사의 계시다. 오랫동안 지체된 평화를 이 땅에 불러와야 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미국과 남. 북이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려고 하는 의지를 보인 덕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에 미국과 남. 북이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회를 놓치면 또 10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역사는 다시 한 번 우리의 의지와 역량을 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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