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사회 종교·문화 수도권 지방 국제
2019.8.14 수 15:15
 
> 뉴스 > 오피니언 > 데스크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체육계 미투 확산, ‘침묵의 카르텔’ 뿌리 뽑는 계기가 돼야
홍성봉의 是是非非>
2019년 01월 16일 (수) 홍성봉 shilbo@naver.com

우리나라의 성(性)문화가 왜 이지경이 되고 있는가· 문정부가 들어서면서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바람이 불어오면서 니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고위 공무원인 안희정. 이재명 지사를 비롯해 체육계로 확산되고 있어 충격이 아날 수 없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계주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22)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38)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했다. 성폭행은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평창 올림픽 개최 직전까지 4년간 계속됐다고 한다. 심지어 한국체육대학교와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체육시설에서도 버젓이 자행했다고 하니 관리 감독을 어떻게 했는지 허무맹낭한 소설들이다.
그렇잖아도 조 전 코치는 심 선수 등을 주먹과 아이스하키채 등으로 상습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인물이다. 그가 체육 지도자라는 지위를 이용, 폭력을 일삼고 성폭행까지 자행했다니 참담하다. 조 전 코치는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심 선수가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그를 고소한 터라 수사와 재판을 통해 진실은 곧 드러날 것이다.
전 유도선수 신모씨가 고교 재학 중이던 2011년부터 졸업 후인 2015년까지 당시 코치 손 모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14일 폭로했다. 신 씨는 손 씨를 고소했으나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힌 것이다. 그는 최근 발표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조재범 성폭행’ 고발을 보고 용기를 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갑고 비극적인 이야기 들이 안타갑기만 하다. 언제까지 피해 당사자들의 용기에만 의존해야 하나. 그들이 인생을 걸고 세상에 나설 때까지 법과 제도와 시스템은 뭘 하고 있었던 것인가.
신 씨에 따르면, 손 씨는 신 씨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산부인과 진료를 받도록 강요하는가 하면 성관계 사실을 부인하라며 돈을 주려 했다고 한다. 금품으로 회유하려는 데 분노한 신 씨는 지난해 3월 손 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체육계가 난장판이 되고 있다.
그러나 피해 사실을 아는 유도계 인사들이 증언을 거절하는 바람에 수사는 답보에 빠졌다. 대한유도회는 사건이 공론화된 후에야 손 씨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도회 측은 신과 손씨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아 징계를 논의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해명이 군색하다는 여론이다. 신 씨는 지난해 말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관련 글을 올린 바 있다. 손 씨는 유도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가족 중에도 유도계 인사가 있다고 한다. 그는 한겨레 인터뷰에선 과거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론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연이은 체육계 폭력과 성폭력 증언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져왔던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드러난 일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조사와 수사,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본다. 신 씨 사건에서도 드러나듯 체육계 성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데는 침묵의 카르텔 탓이 크다. 가해자가 관련된 개별 경기단체 차원에서는 제대로 된 조사나 징계가 이뤄지기 어렵다. 강력한 조사권을 가진 독립기구를 만들어 스포츠계의 썩은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체육계 성폭력을 전문적·체계적으로 조사할 독립기구를 설치하는 일을 서두르기 바란다. 여성 운동선수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한국 스포츠의 낡은 악습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난해 사회 전 영역에서 미투의 광풍이 몰아칠 때 유독 스포츠 분야는 조용했다. 선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코치와 감독,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차단된 폐쇄적인 합숙소와 훈련장, 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 묵인, 방조 심지어 공조하는 침묵의 카르텔까지. 이런 사건이 일어나기에 최적화된 체육계 관행과 성문화가 오히려 이번 사건의 본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건들은 체육계 성폭력이 조재범이라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쌓여온 소위 구조적인 문제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는 방증이므로 정부는 체육계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어린선수들의 행복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조치하길 바란다.
 

홍성봉의 다른기사 보기  
ⓒ 서울매일(http://www.smaei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청소년보호책임자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17(연지동 대호빌딩) | ☎02-762-8114 | fax 02-764-2880
서울매일·등록번호: 가 00211 | 등록연월일: 2005. 11. 30 | 발행·편집인: 김기수
서울매일신문· 등록번호: 아 00021 | 등록연월일: 2005. 08. 12 | 발행.편집인: 김기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석
Copyright 2009 서울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hilb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