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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軍의 존재는 무엇인가. 이유를 묻다

  • 입력 2019.01.11 15:11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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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평화를 준비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남녘의 대통령도, 북녘의 독재자도 모두 평화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남북 대화로 인해 평화는 이 땅에서 최고의 유행어로 등극하고 있는 간절한 염원인 것이다. 세상에 평화를 원치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자유, 번영, 희망, 행복 등 모든 가치가 평화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평화를 담보하는 것은 굳건한 안보라고 하고 십다. 안보가 빠진 평화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안보는 그것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 없이는 존립할 수 없으며 그 기둥의 하나는 외교이고, 다른 하나는 국방이라고 할 수 있다. 적의 침략에 대비해 자신의 힘을 기르는 것이 국방이라면 외교는 주변국과의 우호를 통해 전쟁에 대한 억지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기둥은 지금 곳곳에 금이 가고 밑동이 썩고 있다.
최근 문제인 대통령 3년차를 접하면서 세간에 청와대의 위세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는 여론이 무성하다. 30대에 불과한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최고 책임자인 참모총장을 국방부 인근 카페로 불러냈다니 혀가 찰 노릇이며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언론 보도와 방송을 듣고 논란이 이어질 만도 하다가 아니라 왜 이렇게 갑질을 하고 있는 청와대의 모습이 안타 갑다는 여론이 아우성인 것이다. 김 육참총장이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 모 행정관의 요청으로 외부에서 만난 것이 군 장성급 인사를 앞두고 있던 지난 2017년 9월의 일이라고 한다. 회동 배경과 장소의 부적절성도 문제지만 육군 수장을 임의로 호출한 5급 청와대 행정관의 권세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끓어 넘치는 군 내부의 반발과 불만 그리고 50만 대군들의 떨어 질대로 떨어진 사기를 어떻게 추슬러야 할 지 걱정이다. 참모총장은 군정권(軍政權)을 가진 50만 육군의 수장이며 명예와 권위의 상징은 물론 별이 4개의 장성이다. 그런 참모총장을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오라 가라하는 판이니 그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청와대의 갑질 행세가 도를 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먼저 외교를 보라.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터진다면 한걸음에 달려올 친구의 나라가 지구상에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6·25전쟁 때처럼 열여섯 나라의 병사들이 우리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 그런 기적은 아마 다시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남북회담과 북미. 북중회담이 열리고 있으며 핵 없는 북한을 만드려고 미국 대통령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런 중요한 시기에 우리 청와대는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군 인사 자료를 분실 하지를 않나. 33살의 풋내기 행정관이 4성 장군을 카페로 불러내는 등 어쳐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나 청와대의 대처는 국민을 우롱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국방은 온전한가. 북한이 약속을 어긴 채 다시 핵을 만들고 신형 방사포 시험을 하고 있는데도 최전방 국군은 포사격 훈련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있는 것이 우리 국방의 현실이다. 비무장지대(DMZ)에선 감시초소(GP)가 폭파되고. 휴전선 일대엔 북 도발을 감시할 항공 정찰까지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대북 경계망을 아예 풀어놓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중국을 오가며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지만 늑대의 습성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핵과 미사일이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포기하지 않는 것만 봐도 단박에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그들의 거짓 미소에 군마저 넋을 놓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이 누구를 믿어야 되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는 것이다.
지난 6·25전쟁 때 북한 탱크가 굉음을 내며 남하하자 젊은 군인들은 화염병을 안고 탱크 아래로 뛰어들었다. 그런 자랑스러운 국군의 후예들이 지금 안보 무력증에 빠져 있다는 여론이다. 총 대신 올리브 가지를 흔드는 군대를 어찌 군대라 부르겠는가. 군의 존재 이유를 묻고 싶은 것이다. 군인은 국민이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불침번을 서는 사람이다. 국방부는 국가의 안위를 위해 전쟁의 경고음을 내는 기관이다. 그러므로 정부 부처들이 평화를 외쳐도 국방부만은 홀로 전쟁의 위험성을 상기시켜야 한다. 그런 소임을 저버리고 ‘평화의 전령’ 흉내를 내는 것은 자기본분을 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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