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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己亥年)해를 맞으며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12.31 15:41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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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했던 무술년(戊戌年)이 저물었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평창동계올림픽·남북정상회담·지방선거 등을 치르며 숨 가쁘게 보낸 한해였다. 특히 농업분야에도 잦은 기상이변 등 현안이 유난히 많았던 한해였다.
어김없이 매년 돌아오는 예정된 날이지만, 2018년 마지막 날을 보내며 떠나보내고 싶은 것들과 새롭게 맞이하고 싶은 것들을 문득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지난 것은 다시 돌이키지 않는 한해를 맞이하고 십다.
2019년은 ‘황금돼지해’ 기해(己亥)년이다. 돼지해는 십이간지상 12년에 한 번씩 돌아오지만 황금돼지인 기해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행운을 가지고 오는 황금돼지의 해가 온 것이다.기해년을 황금돼지해로 부른 것은 기가 오행상 흙이고, 방위로는 중앙이며 색으로 치면 노랑, 황금색이 되기 때문이다.
돼지 하면 으레 지저분한 동물의 대명사로 불린다. 돼지는 언제나 더러운 곳만 찾아다니며 먹는 것만 밝힌다고 옥황상제가 주둥이를 잘라 버려 납작코가 됐다는 설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돼지는 옛 부터 재물과 복을 주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여겨 오고 있다.
돼지는 한자어로 저 돈(豚) 시(豕)로 쓰이지만 해(亥)로도 적는다. 돼지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유익한 존재다. 몸의 거의 전부를 식용으로 내어준다. 인슐린이 인간의 것과 흡사해 1970년대 이후 당뇨병 환자 치료에 요긴하게 쓰였고 장기 구조나 크기가 비슷해 최근에는 손상된 인간 장기를 대체할 연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돼지는 옛날부터 복과 재물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져 오고 있다. 다산(多産)과 지칠 줄 모르는 먹성이 그런 상징성을 갖게 했다. 돼지는 일 년에 두 번 새끼를 낳을 수 있는데 한 번에 10마리쯤 낳는다. 잘만 키우면 짧은 기간에 수십 마리로 불어나니 가난한 농가엔 생계를 꾸려가는 버팀목이 되곤 했다.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넘치고 복이 들어올 징조니 복권을 사라는 말은 요즘도 흔히 듣는 말이다.
올해는 돼지해 중에서도 황금돼지해다. 천간은 오행구분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을 부여받았다.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흑색이다. 올해는 복과 재물을 상징하는 색인 황금색(己)이 돼지(亥)와 겹쳤다. 그런 해에 출생한 아이는 복과 재물을 입에 물고 태어난다는 속설이 있다. 이런 상징성을 마케팅 업계가 내버려 둘리 없다.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12년 전인 2007년(丁亥年)은 천간의 색이 적색(丁)이어서 ‘붉은돼지해’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60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라는 말이 등장해 출산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60년 만에 찾아오는 진짜 황금돼지해가 어떤 바람을 몰고 와서 출산율이 늘어날지 궁금한 한해를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 해(亥) 자는 돼지의 골조를 그린 문자로 종자, 씨앗의 의미인 핵(核)으로 모든 에너지의 근원을 뜻한다. 또한 돼지는 오행상 생명의 원천인 물을 상징해 만물을 소생시키는 것으로 여겨오고 있다.
그리고 돼지에게만 ‘복’(福 )자를 붙여 ‘福돼지’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돈(豚·돼지)과 현금을 ‘돈’이라 칭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닌 것 갔다.
돼지는 열두 띠 중 12번째 동물이다. 십이지의 순서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옛날 옥황상제가 정월 초하룻날 제일 먼저 도착한 짐승부터 12등까지 주기로 했다고 한다. 달리기에 소질이 없는 소는 남들이 다 잠든 그믐날 밤에 일찍 길을 나섰고. 아무리 빨리 달려도 먼저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안 눈치 빠른 쥐가 잽싸게 소등에 올라 타 동틀 무렵 궁정 앞에 도착했다고 한다. 문이 열리자마자 쥐가 날렵하게 뛰어내려 소보다 한 발 앞서 1등이 됐으며. 소는 분했지만 두 번째가 되고, 호랑이는 3등, 토끼는 낮잠을 자는 바람에 4등, 그 뒤를 용. 뱀. 양. 원숭이. 닭. 개. 마지막에 돼지가 들어왔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치고는 그럴싸하지만 쥐는 훔치고 소는 정직하고 고지식하다는 교훈적인 뜻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는 소설도 있다. 지난 한해를 보내며 마주했던 시련과 절망. 그리고 아집 등을 훌훌 털어내고 새 마음 새 기운으로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에는 옹 고집통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의 귀가 열려. 온 국민이 소통하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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