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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지도 하락 속 출범한 이해찬 대표의 과제는 경제 살리기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8.28 15:38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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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5일 전당대회를 열어 이해찬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 대표는 다음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2020년 8월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해찬 대표는 친노 좌장에 당내 최다선(7선)인 이 대표의 당선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새 지도부는 다선·초선이 어우러지고 40대가 2명 진입하는 등 신구 조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홍영표 원내대표에 이어 최고위원 다수가 친 문계 인사들로 채워져 앞으로 당 운영이 친문 패권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줄곧 강한 여당 20년 집권론을 내세우며 한 표를 요구 했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수 궤멸을 공개 주장해 야당의 격분을 산적도 있다. 이 때문에 이해찬 하면 대화와 타협보다 독선·독주라는 강성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국민들을 위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며 5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제일 먼저 민생경제 안정에 집중 하겠다”고도 했다. 바람직한 태도라는 생각은 하지만 두고 봐야 한다는 여론이다. 집권당 대표는 포용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여야 협치의 하모니를 끌어내는 초당적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중기(中期)의 집권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이해찬 새 대표에 대한 기존의 평가는 상반된다. 노무현 정부 당시 드물게 책임 총리 역할을 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을 과시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보수 궤멸과 20년 집권을 대놓고 주장할 정도로 강력한 배타성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 대표가 25일 당선 일성으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언급하고, 27일에는 이승만·박정희 묘소를 참배한 것은 일단 바람직한 출발로 보인다. 이 대표는 두 분 대통령 묘역을 처음 참배했다면서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로 가는 길목인데, 그런 차원에서 두 분에게도 예를 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해 다행한 행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해찬을 대표로 뽑은 당원들은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후보가 필요하다는 당심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수락 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 성공,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제약이 있긴 했지만, 각종 개혁 입법과 규제완화에서 민주당의 대처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정치나 경제 문제에서도 문 대통령이나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알다시피 이 대표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친노(친노무현) 좌장이자 친문 세력의 핵심이다. 이번 8·25 민주당 대의원대회의 표심은 이런 이 대표에게 국정을 주도하고, 능동적으로 현안에 대처하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 달라는 기대였을 것이다.
이 대표는 2년 임기 동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국회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당·정·청 관계를 재정립하며 2020년 총선도 이끌어야 한다. 이 대표는 일단 분열과 갈등보다 협치와 통합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70%를 넘는 초 고공 행진을 이어오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50%대 중반으로 떨어지고, 당 지지율은 지난해 대선 당시 득표율(41%) 아래로 추락하는 상황이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규제개혁 등 경제 활성화·민생 법안을 처리하려면 4개 야당과의 협력은 필수다. 이 대표가 5당 대표 회담을 제의한 배경일 것이다. 그러나 회담보다 중요한 것이 협치의 진정성이다. 여당이 먼저 타협의 길을 열어놓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야당을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 당연히 여야 관계는 더 첨예해질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 야당이 아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할 일은 상대와 싸우는 강성투쟁이 아니라 서로 토론하고 타협해 국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러자면 말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지키겠다고 했다. 지켜야 할 대상은 정부가 아니라 시민이다. 이 대표는 시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
이 대표는 당·청 관계, 국회와 행정부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지금 최악의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국민이 고통 받게되면 20년 집권은 고사하고 2020년 총선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민주당 의원들도 민심을 듣고 있을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 과속이나 한·미 동맹 약화 우려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야하며 국정 경험을 토대로 이념 편향 없이 국익을 냉철하게 바라보면서 합리적으로 집권당을 이끌어 주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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