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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원전 한전 상반기 1조원 적자, 국민 호주머니 털게 생겼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8.14 15:3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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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 동안 한국은 111년 만에 찾아온 최고 폭염을 경험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했고, 전국 거의 모든 도시에서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이변들이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카페의 통유리창이 깨지는 것은 물론 백화점 8층에서 실리콘이 녹으면서 유리창이 아래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건도 발생했다. 에어컨 실외기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뿐만 아니라,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일까지 있었으며, 어떤 가정에서는 거실 베란다에 두었던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런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우리나라는 탈 원전 정책 때문에 발전 원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이 지난 2분기에도 6871억 원의 대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작년 4분기 1294억 원, 올 1분기 1276억 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큰 폭 적자를 냈다고 한다. 이자 비용 등을 합친 당기 순손실은 상반기에만 1조1000억 원을 넘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과거 5년간 매년 수 조원 흑자를 내던 멀쩡한 기업이 왜 이지경으로 변하고 있는 것일다. 올해 6년 만에 적자로 전락하게 됐다는 사실도 놀라운 것이다. 시가총액도 현 정부 출범 후 30% 가까이 증발했고. 우량 공기업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는 것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석탄과 LNG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국제 유연탄 가격은 t당 120.7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0% 올랐다고 한다.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LNG 가격도 급등세다. 1년 새 두 배나 오른 것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 등으로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탈 원전 정책이 계속된다면 한전의 실적은 더 악화될 게 뻔하다는 여론이다.
정부는 지난해 탈 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향후 5년 동안 전기료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가 쌓이면 한전은 버틸 재간이 없을것은 뻔한 일이다.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주거나 전기요금을 올려주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산업용 심야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서부터 시작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면 제품 가격에 전기요금 인상분이 붙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도 뻔한 일이다.
정부는 지금 적자가 탈 원전 아닌 고유가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정권의 탈 원전 오기를 지키려는 궤변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6년 초부터였다. 유가 상승 속에서도 한전은 작년 3분기까지 흑자를 냈다. 그러다 탈 원전 선언 후인 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이다. 원전 가동 감소가 적자의 주원인임은 명백하다.
한전 적자가 커지자 하반기부터는 원전 가동을 늘리겠다고 한다. 올 상반기 59%였던 원전 이용률을 하반기엔 76%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원전을 더 돌리지 않고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7000억 원을 들여 새 원전처럼 정비한 월성 1호기부터 재가동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것이다. 결정만 하면 즉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월성 1호기는 최소 4년은 더 쓸 수 있는데 지난 6월 탈 원전한다며 조기 폐쇄했다. 원전 가동률을 높인다면서도 2021년 이후 착공 예정이던 신규 원전 6기 건설은 백지화 쪽으로 가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월성 1호기만이 아니라 월성 2, 3, 4호기의 수명 연장 포기도 기정사실인 것처럼 밝힌바 있다.
이번 폭염 때문에 우리가 찾아낼 수 있는 혁신성장의 기회는 매우 다양한 산업에 분포돼 있다. 가장 먼저 가전산업부터 생각해보면 전력 사용량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따라서 기존 냉방기기 대비 전력 사용량을 혁신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냉방 효과를 대폭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에어컨을 개발하는 일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제품의 성능을 혁신적으로 초월하는 에너지 효율을 보유한 냉방기기를 개발하면, 한국 시장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냉방기기 사용은 국민의 건강·생명과 직결된 기본적인 복지로 봐야 한다고 했다. 냉방을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저(低)비용·고(高)효율 전원(電源)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에너지의 98%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원전 외에 그런 전원이 어디에 있는가.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탈 원전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된다는 여론을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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