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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명이 총에 맞아 죽는 나라에 희망은 있는가?

‘신 조차 버린나라’ 라는 엘살바도르 황병철 선교사

  • 입력 2018.07.20 12:52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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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요 기자 / 전쟁이 아닌데도 하루에 20명이 총에 맞아 죽는 나라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인구가 600만 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 갱단이 어림잡아 6만에서 8만명이니 국민 100명단 한명이 갱단의 일원인 셈이다. 갱단의 위협이 두려워 집을 떠난 사람이 30만명에 이르고, 모든 상점은 보호비 명목으로 매출의 50%를 갈취 당한다. 낯선 곳으로 들어서면 첩자로 오인 받아 사살당한다.


아파트, 호텔, 심지어 학교와 교회까지 전기 철조망이 쳐져 있고 실탄을 장전한 경비원이 보초를 선다. 가난한 사람들은 1달러에 15개 하는 ‘또르띠아’ 즉 옥수수 가루로 만든 빵 서 너 개로 끼니를 때운다. 정치는 좌우 이념 대립으로 지난 10년간(1980-1992)의 내전으로 10만명이 학살을 당했다. 국민들은 아직도 그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 나라가 바로 중미에 있는 엘살바도르(ElSalvador)이다. ‘엘살바도르’는 스페인어로 ‘그는 구원자’라는 뜻이다. 엘살바도르를 정복(1539년)한 스페인의 페드로 데 알바라도 장군이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지은 나라이름이다. 그러나 지금 엘살바도르는 ‘신조차 버린 나라’로 여겨진다. 수도인 산살바도르는 ‘살인 수도’로 불려지며, 가난과 치안불안을 피해 오늘도 엘살바도르인들이 멕시코사막을 지나 미국으로 탈출 행렬을 이룬다. 그 중에는 사막의 더위와 배고픔에 죽기도 하고, 알선 브로커에게 학대와 강간을 당하기도 한다. 


누구도 가기를 꺼려하는 이 나라에 뛰어들어 복음을 전하는 한국인 선교사가 있다. 바로 황병철(박순미) 선교사. 원래 황 선교사는 한국에서 군목과 민간 목회로 섬기다가 2003년 중국으로 건너갔다. 공산치하에서 교회당을 건축하고 큰 부흥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교회의 급성장에 위협을 느낀 중국 공안에 의해 강제로 추방을 당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진로를 놓고 고민을 하던 중에 결국은 ‘하나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그 곳이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큰 나라(교회)든 작은 나라든 순종하며 가겠습니다” 라고 기도하게 되었다. 얼마 후에 엘살바도르에서 와 달라는 요청이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가려고 하니 주저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세계 1위의 살인률, 마약밀매. 인신매매, 낮에서 조차 마음대로 외출할 수 없는 치안부재상황. 게다가 공교롭게도 말레이지아와 한국교회에서 담임으로 와달라는 청빙이 들어왔다. 그러나 금식하며 산 기도를 하던 중에 ‘처음 먹은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확신을 얻고 엘살바도르로 가게 된 것이다.


도착 직후부터 황 선교사는 스페인어 공부에 몰두하여 현재는 그곳 UCA 대학 고급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현지 교회를 방문하여 스페인어로 설교를 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신학교 강의를 계획하고 있다.


황 선교사의 선교 비전은 엘살바도르 14개주에 각각 1개씩 총 14개의 교회를 개척 설립하는 것이다. 복음주의적인 건강한 교회를 세움으로 말미암아 그 교회들이 1개의 주를 영적으로 책임지고 이렇게 해서 총 14개주 엘살바도르 전체가 복음화 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 현지 목회자 신학교를 통해서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목회자를 양성하고자 한다. 현지목회자는 중고등학교 교육조차 받지 않고 성경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다민족 주일 학교를 통해 미래의 기독교 지도자를 키우는 것이다. 이미 엘살바도르 학생과 한국인 학생으로 구성된 ‘다민족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이혼, 갱단의 위협, 가난 등으로 고통 당하는 빈민, 특히 아동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수 있도록 하고 복음으로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 주는 것이다.


그 흔한 비전 트립 팀 조차 오기를 꺼려하고, 한국에서 파견된 코이카(Koica)직원들조차 견디지 못하고 전부 철수해 버린 엘살바도르, 그곳에서 황 선교사는 고독과 위험을 선교사의 당연한 ‘숙명’으로 여기며 ‘이방의 빛’으로 살아가고 있다. 죄악의 피가 뿌려지는 그 땅에 평화의 복음이 심어져서 총기가 회수되고 철조망이 걷어지며 하나님을 경외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말그대로 엘살바도르 즉 ‘그가 구원자’라는 국호(國號)에 걸맞는 위대한 하나님의 나라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약력 /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Internatioanl Theological Seminary 졸업(목회학 박사). 중국 연길 한인 연합 교회 담임 역임.현)엘살바도르 GMS 선교사 사역 중. 저서)아굴의 기도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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