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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雲庭), 金鍾泌 前총리 영결식 엄수…부인 곁에서 영면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6.27 15:50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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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정치사에 흔히 3金時代 (김영삼(YS) 김대중(DJ) 김종필(JP)라는 정치용어를 많이 써왔다. 그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전 국무총리(JP. 金鍾泌)가 지난 23일 92년간의 생을 마감하고 27일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조용하게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오전 7시 김 전 총리의 위패와 영정, 훈장, 태극기로 감싼 관이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결식장으로 들어오면서 영결식이 시작됐다. 김 전 총리의 딸 예리씨 등 가족들도 흐느끼기 시작했다.
장례위원장인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관과 영정, 훈장 앞에 목례한 뒤 “우리나라와 민족의 큰 별이 떨어졌다”며 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빵을 먹고 자란다는 총리님의 말씀이 생생하다”며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있는 오늘을 있게 한 정치인”이라고 추모했다.
그리고 김 전 총리와 가까웠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대신도 나카소네 히로후미 참의원을 보내 조사를 읽게 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일본과 한국의 수교는 선생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며 “매우 어려운 협상에서 깊은 통찰력으로 미래 내다보는 애국적 판단으로 합의에 이르게 하셨다”고 김 전 총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국무총리를 2번 지낸 그의 영정 옆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전두환·노태우·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대신이 보낸 근조화환이 그의 영정 옆을 지켰다.
이어 “정계 진출하신 뒤 초대 한일국회의원연맹 대표 역임하시고, 국무총리로서 1998년 한일공동선언을 추진하는 등 관계 강화를 위해 시종일관 힘쓰셨다”며 “위대한 공적은 양국 국민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했다.
김진봉 운정재단 이사장은 김 전 총리를 “1961년 군사혁명을 주도하고 40여년 간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한 중대한 지도자셨다”며 “몸소 사랑을 실천하고 상선약수를 몸으로 행하신 고매한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이어 손인웅 덕수교회 목사, 승가대학 총장 성문스님 등 종교계 인사들도 이날 영결식장을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박형규 전 국회의원이 만사와 소리꾼 장사익의 조가가 이어졌다.
전 총리의 손자와 외손자가 그의 위패와 영정·훈장을, 김 전 총리의 측근들이 관을 들고 무거운 걸음으로 운구차로 향했다. 보이스카우트연맹 총재를 지낸 그의 영정이 지나가는 길에선 스카우트 대원들의 장문례가 펼쳐졌다.
운구차의 문이 닫히자 5일장 내내 상주 역할을 했던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차에 두손을 대고 눈을 감은 채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오전 8시11분 운구차는 장례식장을 떠났다. 오전 9시 고인이 지냈던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해 장지로 향하게 된다.
이어 김 전 총리의 모교인 충남 공주고와 부여초 교정, 충남 부여시내를 거쳐 부여 회산면의 가족묘원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김 전 총리는 2015년 영면한 배우자 박영옥씨의 곁에 함께 묻히기로 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만큼 한국 근대화 반세기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던 사람은 없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던 '3김(三金·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이제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의 인생은 말 그대로 영욕과 명암이 교차하고 있기에 한 마디로 평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공칠과삼(功七過三)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여론은 여전하다.
문민정부의 토대가 된 1990년 3당 합당, 수평적 여야 정권 교체에 기여한 1997년 DJP 연합까지 현대사의 굽이굽이마다 그의 족적이 논란과 함께 뚜렷이 남아 있다.
그는 미리 작성한 묘비문을 통해 ‘사무사(思無邪·생각에 사악함이 없음)’를 강조했는데, 정치인은 물론 국민 모두 옷깃을 여미고 생각해볼 만한 화두라고 생각하며 영원한 2인자, 정치 9단, 여백의 정치인 JP가 떠났지만 정치권은 그의 유산과 말을 새겨야할 것이며 이제 온국민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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