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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정책도 없이 비방전만 난무하는 지방선거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6.05 15:51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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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각 당의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12일까지 유권자의 선택을 받고자 열띤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7명, 교육감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824명, 기초의원 2927명, 제주 교육의원 5명 등 선출된 4016명은 임기인 7월 1일부터 2022년까지 해당 지역과 주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후보 면면에 대한 유권자들의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투표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펼쳐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만큼 지난 1년의 국정 운영을 평가한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유권자에게 지방선거는 내 고장의 구체적인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선거보다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김이 빠지고 있다는 여론이다. 각 후보자들이 탄탄한 정책 비전을 목이 터져라 호소해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가 역부족인 현실인데. 이런 마당에 지방선거가 철 지난 색깔론으로 시작부터 네거티브 전으로 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지사 선거는 여배우와 적절치 못한 관계부터 형수 욕설 논란 등 혜경궁 김씨를 비롯해 같은 후보의 사생활 문제 등을 놓고 난타전을 벌이며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최악의 전장이 되고 있으며. 제주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현직 지사인 무소속 원희룡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격해지면서 상호 고발전으로 번져가기도 했다. 인천에선 고교 1년 선후배 간인 유정복 시장과 박남춘 후보 간에 말꼬리 잡기 식 공격을 벌이고 있는 것은 무두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할 교육현장을 책임지는 교육감 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낯 뜨거운 비방이 판을 치고 있는 유세 현장이다.
그뿐은 아니다. 빈 공약이 또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집권당 후보가 공짜를 더 줄 수 있다는 식의 사가장 경계하고 막아야 할 일은 포퓰리즘이다. 지역 재정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무상(無償) 포퓰리즘’ 사탕발림 선동이 전국 각지에서 횡행한다.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 또한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공약을 무책임하게 내세우는 예가 적지 않다는 여론은 물론 이번 선거뿐은 아니다. 그런 포퓰리즘에 유권자가 휘둘려 선택을 잘못함으로써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 있어선 절대로 안 된다. 도덕성에 심각한 흠결을 지닌 후보, 심지어 파렴치한 범죄의 전과(前科)가 누적된 후보 등도 인물(人物)을 자임하는 웃지못할 코미디 또한 드물지 않다.
자유한국당의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엇 그제 유세에서 남북통일이 되면 서울이 수도가 돼야 하며, 공산 통일이 아니라 자유 통일이어야 한다면서 공산 통일은 목숨 걸고 막아 내겠다고 열을 올렸다. 전후 사정이 어떻건 명색이 그는 116석인 제1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다. 이번 선거에서 대표 야당의 간판 후보라는 사람이 존재감을 드러낼 방편이 오죽 변변찮았으면 이런 시대착오적 언사를 일삼았을까 초라하다는 여론도 아우성이다. 한 표가 급하더라도 수준 이하의 색깔론은 되레 역효과만 낼 뿐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기 바란다.
한반도 평화 정착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시대적 과제다. 남북 정상에 이어 북ㆍ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온 세계가 지지와 관심을 보내오는 현실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비방·흑색선전 적발 사례는 2014년 선거 때보다 이미 세 배나 많다고 한다. 색깔론과 비방전으로 선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도록 지금이라도 정당과 후보들은 자세를 고쳐야 한다. 고약한 버릇을 끝내 못 고친다면 남은 방편은 하나뿐이다. 실질적인 공약과 정책에는 아무 관심 없는 불량 후보가 누구인지 유권자들이 투표로 반드시 솎아 내야 한다.
앞으로 4년간 지방 살림을 책임질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에서는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공약과 정책을 통해 승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보는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비전을 소상히 밝히는 게 우선이다. 유권자들은 포퓰리즘 공약에 현혹되지 않으면서, 인물 됨됨이를 잘 살펴보고 투표권을 행사하길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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