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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감정노동종사자 보호 가이드라인' 수립

민원·상담·돌봄 등 담당근무자 대상… 8월까지 실·국·본부 단위 세부계획 세워 본격시행

  • 입력 2018.05.09 16:04
  • 기자명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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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근 기자 / 서울시가 시 본청과 사업소, 투자출연기관에서 민원, 상담, 안내, 돌봄서비스 등 업무를 하는 ‘감정노동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서울시 감정노동보호 가이드라인’을 지자체 최초로 배포·시행한다.
‘감정노동’이란 주로 시민을 직·간접적으로 대하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자신이 실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특정 감정을 표현하도록 업무상, 조직상 요구되는 근로형태(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 등에 관한 조례)를 의미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740만 명, 서울에만 최대 약 260만 명이 감정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콜센터 상담원, 항공사 승무원, 금융 창구 직원, 요양보호사 등이 대표적인 감정노동종사자이며, 서울시에서는 안내, 상담, 민원, 돌봄서비스 등의 직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실·국·본부와 투자출연기관은 감정노동종사자들이 강성(악성)민원이나 언어폭력 등으로 소진된 감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청사별로 쾌적한 휴게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감정노동종사자들의 모든 전화 민원응대는 녹음된다. 통화내용이 녹음된다는 것을 사전에 안내해 악성민원 발생을 예방하고, 폭언이나 성희롱 같은 위법행위가 발생했을 때 증거자료로 활용된다. 그동안 전화녹음은 업무 담당자 본인이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개별 적용됐었다.
업무 중 폭언, 폭행, 성희롱, 업무방해 등의 위법행위가 발생하면 4단계에 걸친 적극적 보호조치가 가동된다. 우선 악성행위에 대해 경고조치하고 그럼에도 중단되지 않을 경우 → 감정노동종사자를 즉시 민원인으로부터 분리 → 악성민원 응대 후 최소 30분 이상 휴식, 심리상담 등을 보장 → 정신적·물질적 피해 발생시 법적 구제 지원까지 이뤄진다.
서울시는 감정노동종사자 보호를 위해 시장을 비롯한 기관장(사용자)이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제도와 절차를 담아 이와 같이 수립한 ‘서울시 감정노동보호 가이드라인’을 9일(수) 전 실·국·본부, 사업소, 투자출연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각 기관은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기관 실정에 맞는 세부 매뉴얼을 오는 8월까지 수립해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서울시는 ‘노동존중특별시 서울’ 조성 계획의 하나로 지난 2016년 지자체 최초로 ·서울특별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시는 각 부서와 기관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과 함께 세부 매뉴얼(안)을 제공하고 매뉴얼 수립과 관련한 교육을 5월 중 실시한다. 교육 후에도 매뉴얼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에는 컨설팅도 진행한다.
서울시는 감정노동종사자의 건강을 지킬 사업주의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실제 노동현장에 적용해 모범사례를 선도하고 민간으로의 확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최영숙 청년일자리센터 책임 상담사는 “그동안 상담업무 중 폭언이나 성희롱 등이 발생해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을 통해서 이러한 행위가 근절되고 감정노동종사자의 인권이 보호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매년 각 부서·기관으로부터 준수보고서를 제출받아 가이드라인이 실제 현장에서 잘 작동하고 있는지, 감정노동을 줄이기 위해 기관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하고, 개선안을 권고하는 방식으로 관리·점검해나갈 계획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을 민간위탁사업장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이다.
한편, 시는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뿐만 아니라 감정노동으로 힘들어하는 서울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감정노동 종사자 무료 심리상담’도 진행한다. 심리상담가와 1:1 대면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화예약(02-722-2525, 매주 화~금요일까지) 후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상담이 진행된다.
박경환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은 “노동존중특별시를 표방해온 서울시가 법률과 조례의 취지에 따라 감정노동보호의 선도적 역할을 다함으로써, 공공과 민간 모든 부문에서 노동자와 고객이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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