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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한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4.25 15:56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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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휴전선)에서 남북으로 각각 2㎞ 이내 구역을 비무장지대(DMZ)로 설정해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 군사시설의 설치를 금지하기로 합의를 한지 한평생이 넘었다. 그동안 남북은 요소요소에 전방감시 초소(GP)를 설치하고 수 천명의 병력을 주둔하고 경계를 이어 왔다. 반입무기는 유사시 방호를 위한 개인화기로 한정돼 있음에도 남북은 박격포와 고사총, 중기관총 등 각종 중화기를 배치해 놓고 있다. 그리고 비무장지대에는 1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인·대전차 지뢰가 매설돼 있다고 한다.
남북은 지난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군사적 신뢰조성을 위해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원칙에 합의했지만 병력과 중화기 철수 등은 논의하지 못했다. 그리고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당시 비무장지대의 평화 지대화 방안을 제안했지만 북측의 거부로 무산 돼기도 했다. 그 후 개성공단 조성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면서 해당 구역 비무장지대의 일부 구간에서 남북이 병력과 중화기를 동시 철수한 전례가 있기도 했으나 결과는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 오는 27일 드디어 지난 2000년, 2007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6. 25를 경험 못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파격적인 감성 행보와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으로 인해 이번 회담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남다르다. 이참에 한반도에 갈등과 분쟁이 사라지고 진정한 평화가 안착하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
남북 정상 회담을 앞두고 우리 군이 지난 23일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 확성기 40여 대를 정지시키고 두 정상 회담의 성과를 온 국민과 함께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963년 5월 1일 서해 부근 휴전선 일대에서 처음 시작된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가 호전됐을 때는 중단됐다가 악화됐을 때는 다시 켜지기를 55년간 반복해 오기도 했다. 이번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정부가 전격 중단한 것은 북한의 핵 동결 조치에 대한 일종의 화답이라고 할 수 있으나 북은 언제나 약속을 지켜오지 않고 있었다. 부디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둬 대북 확성기를 다시 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북한은 남북회담을 앞두고 지난 21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를 중단키로 결정하고, 그 실천 조치의 하나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라는 여정을 위해 반드시 지나가야 할 이런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이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한의 핵 동결 조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결정이라며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청신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의 핵 동결 선언만으론 비핵화가 북한의 진의인지 충분히 파악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과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확실한 비핵화 메시지를 선언문에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느냐가 결국 남북을 넘어 북·미 정상회담, 나아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한반도 전문가들은 경제난을 무릅쓰고 어렵게 만들어낸 핵무력을 김정은이 쉽게 포기하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워싱턴에선 이도 저도 아닌 김정은의 시간 벌기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비핵화를 언급하며 핵무기를 당장 포기하지 않으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출구를 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애덤 마운트 미국 과학자연맹(FSA) 선임연구원이 최근 CNN 인터뷰에서 핵무기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최소한의 제한을 추구하면서 대북제재 완화, 한미 군사동맹 약화 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를 담은 것이다.
이번 회담에는 비핵화와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완화에 덧붙여 포괄적인 남북 관계 진전이라는 의제가 올라 있다고 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에 핵포기는 물론 DMZ 문제가 포함되길 온 국민들은 기대하며 좋은 결과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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