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학 기자 / 2천년 역사를 간직한 인천 남구가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은 ‘미추홀구’로 새롭게 태어난다.
박우섭 남구청장은 지난 3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區) 명칭 변경 관련 법률안’이 2월 28일 국회 법사위를 비롯해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 15일 이내 공포된다.”며 “새로운 구 명칭인 ‘미추홀구’의 사용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지금까지 행정구역 통폐합이나 분구로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이 바뀐 사례는 있지만 자치구 스스로 명칭을 바꾸는 사례는 이번이 전국 최초다.”면서 “따라서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방위 개념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대전 등 다른 자치구의 구 명칭 변경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구민과 구의회의 협조로 지난 2년여에 걸쳐 진행된 구 명칭 변경은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게 도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향후 전국 등기부 및 기관명칭 변경 등 어려움이 예상되고 당분간은 남구와 미추홀구가 병행 사용되겠지만 한국정보개발원과 협의해 전산 오류가 없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박 구청장은“ 정명환 전 구청장 시절부터 구 명칭 변경의 움직임이 있었으나 추진되지 못했고 20여년이 지나 성취됐다”면서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명칭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표지판 교체 등 후속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구 명칭 변경에 따른 정비 비용은 표지판 정비 17억 원, 홍보비용 6억8천만 원, 전산시스템 2억3천만 원 등 총 3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정부, 인천시 및 많은 사람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특별교부세 등 확보를 통해 정비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면서 “새로운 명칭으로 바뀌면 낙후된 원도심 이미지를 극복하고 고유한 브랜드 가치 창출 및 도시와 도시간의 경쟁력과 경제 주체 도시로서 유·무형의 가치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남구는 구 명칭 변경을 위해 남구의회 의견청취, 인천시 건의, 인천시의회 의견청취, 행정자치부 건의 및 주민설명회 등 절차를 거쳤다. 특히 지난해 3월 20일부터 4월 7일까지 구(區) 명칭 변경을 위해 관내 거주하는 17만3천987세대를 대상으로 세대별 우편 주민 의견조사를 실시, 그 중 44.55%인 7만7천504세대가 의견을 제시한 ‘미추홀구’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