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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합동 금강산 공연 북측 “취소” 또 한밤중에 통보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8.01.30 16:18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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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지난 29일 北측이 이번에도 밤늦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밤 10시 10분쯤 우리 측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혀 국민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북한은 이번 통지문에서 남측 언론들이 평창올림픽과 관련, 우리가 취하고 있는 진정어린 조치를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언론이 우리 내부의 경축 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북측이 언급한 내부의 경축 행사는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건군절 열병식을 뜻한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이 통지문은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명의로 돼 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기리고 통일부는 오는 2월 4일 금강산에서 진행키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 문화공연을 취소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혀 앞으로의 일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의 공연 취소 이유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은 우리 측 언론들이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며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에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렵게 남북 관계 개선에 첫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남북은 지난 17일 고위급회담 실무회담에서 금강산 합동문화공연을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또 세부 일정도 사실상 합의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4일 예정됐던 금강한 남북 합동 문화 공연은 사실상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야제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당초 공연은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우리 측의 케이팝(K-pop)을 포함한 현대음악과 전통음악, 북측의 전통음악, 양측의 협연 등을 공연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발표가 미뤄졌고, 이는 이 행사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 논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북한은 이날 국내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아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다.
이를 두고 취소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유 반입 등을 놓고 제재 논란이 인 것에 대해 북한이 불만을 표출했다는 지적 등이다.
금강산 행사는 북이 벌이려던 쇼다. 29일 밤 갑자기 취소를 통보했지만 북 정권 입장에서 심혈을 기울인 행사일 텐데도 기름이 없어 전기 공급도 못 할 뻔했다. 북의 이 현실은 유류 차단을 겨냥한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다. 작년 12월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54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1.6% 감소했다. 북 무역의 90%가 중국임을 감안할 때 월수입이 5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돈줄'이 마르면 김정은 지지 기반인 평양 특권층부터 비명을 지르게 된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최악의 난관' '생존 위협'을 언급한 것은 이 고백이다. 바로 여기에 북핵 해결이란 난제를 풀 열쇠가 있다.
당연히 북은 제재를 무너뜨리려 몸부림치고 있다. 첫 대상이 한국 정부이고 그 수단이 평창올림픽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올림픽 경기와 관련도 없는 금강산 공연에 경유를 보낸다고 한다. 그 양은 매우 적지만 유류 차단이라는 핵심 대북 제재를 우리 스스로 훼손하는 상징성이 문제다.
특히 정부는 북한의 공연 취소 통보가 선수단이나 대표단 파견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다음달 1일 선수단을 경의선 도로를 통해 방남시키겠다고 알려왔다. 또 삼지연 관현악단은 6일 내려와 8일과 11일 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강릉과 서울에서 각각 공연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치적인 만큼 이곳에서 진행하는 훈련은 그대로 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번 공연 취소를 놓고 열병식을 준비하던 군부가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추후 한국 정부와 국내 언론의 반응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취소 수위를 높여 최악의 경우 대표단 파견 철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주목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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