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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기 광풍 막을 출구를 속히 마련해야 한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2018년 01월 12일 (금) 홍성봉 shilbo@naver.com

최근 법무부가 가상화폐 투기 광풍을 잠재우기 위해 거래소를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특별법을 제정해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이 강하게 제동을 걸고 있어서 특별법 제정에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가상통화 투자자들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을 대거 올려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거래소 폐쇄라는 극약처방까지 검토하게 된 것은 가상화폐 투기 열풍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투기 광풍은 유독 한국에서만 심하다. 대학생부터 주부, 70대 노인까지 ‘묻지마 투자’에 나서며 하루 종일 가격 동향만 살피는 ‘가상화폐 좀비’들이 300만 명이 넘는다.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국제 시세보다 30~50% 비싼 ‘김치 프리미엄’으로 미국 가상화폐 정보업체가 가격 통계에서 제외할 정도다. 시장 규모도 코스닥을 능가할 정도로 커졌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투기이자 거품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가상통화 투자자들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을 대거 올려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별다른 설립요건이 없어 신고만 하면 누구나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되고 개방되는 디지털 네트워크가 출현하면서 질서변화가 일어났다. 개인이 PC와 프린터만 있으면 책을 인쇄하고, 영화사나 방송국만 제작 가능했던 동영상을 개인이 디지털 카메라로 손쉽게 제작한다. 나아가 개인이 만든 텍스트, 사진, 동영상을 스마트폰이나 PC를 활용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블로그 등의 플랫폼을 경유해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유통시키는 ‘1인 미디어’가 급부상하고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또 전통적으로 은행은 지점망과 폐쇄적 전산망을 기반으로 하는 아날로그 네트워크 사업이었다. 하지만 은행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자금이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소위 핀테크(금융기술)로 통칭되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면서 신생 결제사업자들이 기존 은행들보다 저렴하고 신속하며 만족도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년 새 100여개의 거래소가 생겼지만 관리는 전무한 상태다. 증권거래소와 비슷한 형태지만 실제로는 인터넷 쇼핑업체나 다를 게 없다. 게다가 가상화폐 거래소는 수수료에 대한 과세 부담이 없어 연간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챙기고 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투자자를 보호할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해킹에 취약할 뿐 아니라 서버가 중단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될것이다. 지난해 6월 ‘빗썸’에서는 회원 3만6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지난해 말 ‘유빗’은 해킹으로 170억 원대의 손실을 입고 파산을 선언했다. 가상화폐 거래시장은 그야말로 무법천지나 다름없는 형실이다.
가상화폐 거래 시장이 ‘돈 놓고 돈 먹는’ 거대한 투기판으로 변질된 데는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로 방치해온 정부와 금융당국의 책임이 작지 않다. 경고음이 수차례 울렸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가 거래소 폐쇄라는 극약처방까지 거론한 것은 ‘뒷북 대책’의 전형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박 장관이 거래소 폐쇄 방침을 밝히자 청와대가 “정부 차원에서 조율된 입장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글을 언론에 보내는 등 혼선을 빚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산물인 국가와 중앙은행이 가상화폐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규제를 통해 순치시키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법무부는 이미 완성했다는 특별법 초안을 토대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한 뒤 정부의 최종안을 국회에 제출해 적절한 해법이 나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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