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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이라 쓰고 분열이라 읽는다?

“한국교회 95%가 참여” 강조, 그러나 95%의 리더십 부재

  • 입력 2017.12.06 13:40
  • 기자명 유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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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우 기자 / 우여곡절 끝에 한국교회총연합이 제1회 총회를 개최했다. 시작 전부터 한국교회에 대한 우려와 변질에 대해 엄중 경고하는 피켓시위가 있었다. 총회 중간에 배도 행위에 대한 경고와 호소를 하는 모 인사의 외침도 있었다. 그렇게 한국교회의 분열이 시작됐다.

한기연에서 한교총으로 급 명칭 변경
총회장소에는 한국기독교연합 제 1회 총회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그러나 앞서 한국교회연합이 정관을 개정하며 공증까지 마치면서 이름을 변경했다. 그 개명을 ‘한국기독교연합’으로 한것. 약칭으로 ‘한기연’이라는 이름을 선점했다. 그래서 약칭 한기연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기에 한국교회총연합, 약칭 한교총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앞서 한교총은 당초 넓은 의미로는 ‘빅텐트’를 쳐서 한국교회 진보와 보수를 모두 아우르고, 좁은 의미로는 한기총과 한교연을 하나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한국교회총연합회’로 출발해 ‘한국기독교연합’으로, 그리고 귀결은 ‘한국교회총연합’이 됐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모 인사는 “교계에서 이름을 바꾼 사람치고 과거가 문제가 있거나 숨기는 것이 많은 사람이다”며 “제대로 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한 바 있다.

“한국교회 95%가 참여” 강조, 그러나 95%의 리더십은·
한교총 총회에서 강조된 말이 있다. 자신들이 한국교회 95%라는 것. 그러나 창립총회때 45개의 교단이 참여한다고 했는데 총회때 참여한 것은 30개 의 교단뿐이었다. 시작부터 리더십 부족으로 이탈현상을 애써 포장하기 위해 한국교회 95%가 참여 한다고 오히려 강조하는 꼴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앞으로 더 많은 교단들이 함께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리더십의 문제는 예상된 것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신뢰성이 떨어졌다는 것.
교단장회의로 시작해 한교연(명칭 바꾸기 전)과 한기총을 하나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역량부족이었다. 결국 현 한기총 대표회장인 엄기호 목사는 축사의 순서가 있었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95%가 참여한다고 하지만 5%를 수용하지 못하는 리더십의 부재를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총회 전 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김선규 예장합동 직전 총회장은 “한국교회의 문제는 지도자들의 문제다”며 교단 대표 목회자들을 향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연합시킨다면서 분열시킨 주범으로 남을 수 있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만들어져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내왔다가 내분으로 인해 한국교회연합이 탄생했다. 이후 한국교회 연합활동이 급격히 축소됐다. 대정부를 향한 목소리도 이에 따라 축소됐다. 이 틈을 타고 한국교회에 대한 전 방위적인 위협이 알게 모르게 가해졌다. 최근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서 활동했던 이정훈교수가 기독교 전향해 이러한 사실들을 드러났다. 한국교회가 하나되지 못하는 틈을 타서 온갖 악법과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서로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갈등의 양상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교총이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대해 새롭게 재편한다고 한다면 우선 자신들의 회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이정훈 교수가 자신이 한일을 고백하고 이제 한국교회를 위해 누가 적이고 어떻게 한국교회를 공격하는지를 열심히 알리는 것처럼, 한교총도 한국교회를 분열시킨 내용을 낱낱이 고백하고 자신들의 죄를 한국교회에 알려야 교단장들의 리더십이 살아날 것이라는 것. 그러나 그러한 용기 있는 총회장과 총무들이 있는지, 당시에 한국교회의 분열을 주도했던 사람들의 명단과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하는 것이 한교총이 한국교회를 위하는 길이고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라는 광야의 외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언론과 소통 부재로 불법 바로잡을 기회 잃어
이번 총회에서 공동대표회장 예장합동 전계헌 총회장, 예장통합 최기학 총회장, 기감 전명구 감독회장, 기하성(여의도) 이영훈 총회장이 추대 받았다. 그러나 인준 과정에서 정관과 위배되는 사항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교총 관계자들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간과한 것을 시인하는 답변도 있었다.
미리 언론에 공개하고 대처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일고 있다.
모 기자가 정기총회 3시간 전에 열린 상임회장단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회의 장소를 찾았지만 입구에서 통합 측 목회자가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고, 한교총 대변인 변창배 목사가 취재를 불허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기자는 변창배 목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는 메시지를 읽고 답을 하지 않았고, 결국 대변인이 언론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꼴이다.
당시 기자가 취재를 했다면 정관에 위배되는 결의를 한 것에 대한 질의가 오갔을 것이고, 제1회 총회 석상에서 정관을 수정해 불법적인 요소를 없애거나 상임위원회의 결의에 대해 회원들의 뜻을 물어 그에 따라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교총의 이전 대변인이었던 유관재목사는 회의 후 항상 브리핑과 질의 응답시간을 가지며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변 목사는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한교총이 총회에서 발표한 결의문에는 특정인의 연합단체 장악, 실무자의 과도한 주도권 행사 등의 구습을 벗어나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는데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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