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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와 초고층 건물을 과시하는 인간의 증거

홍성봉의 是是非非

  • 입력 2017.09.08 16:16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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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글로벌 시대를 맞으며 각 국가들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초고층 건물을 짓고 있다. 그러나 100년-500년이 지난 후 부터의 안전 관리상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건축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168층 828m 높이의 '부르즈 칼리파'라고 한다. 초고층이 되면서 부터는 엘리베이터 면적이 늘어나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건축가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도 이미 100층 넘는 건물이 지어졌고, 또 하나가 건축 중에 있다. 초고층 건물의 역사는 바벨탑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성경 창세기에 보면 노아의 홍수 이후 사람들이 시날 평지에 모여 벽돌과 아스팔트를 이용해 하늘을 찌를 듯 한 바벨탑을 쌓았다고 나온다. 학자들은 이 바벨탑이 지금 이라크에 있는 지구라트라고 말한다. 지구라트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지어진 신전 건축물이다.
당시엔 초고층이라 여겨질 이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 고대의 왕들은 엄청난 노동력과 돈을 들였다고 기술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왜 쓸데없이 높은 초고층 건물을 지을까·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 답은 고인돌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고인돌은 두 개의 돌이 기둥처럼 서 있고 그 위에 더 큰 돌이 얹혀 있는 석기시대의 건축물이다.
하지만 건축 과정을 살펴보면 용도를 추측해 볼 수 있다. 당시는 바퀴가 발명되기 전이었으니 나무를 잘라서 무거운 돌을 그 위에 얹고 수십 명이 힘을 합쳐서 밀고 해 운반을 했을 것이다.
땅을 파고 상대적으로 작은 두 개의 돌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세우고. 세워진 두 개의 돌이 묻힐 정도로 완만한 흙 언덕을 만든 다음 그 위로 다시 큰 돌을 통나무 위에 놓고 밀어당기며 운반해서 언덕 꼭대기에 큰 돌을 올려놨을 것이다. 그리고 흙 언덕을 파내서 고인돌을 완성한다고 기술돼 있다. 이 과정만 보더라도 고인돌 건축은 엄청난 노동력이 투입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100명이 5개월 작업해야 할 규모의 고인돌이 있다고 치자. 어떤 부족이 전사 수 십 명을 동원해 전쟁하러 왔다가 그 지역 고인돌의 규모를 보고 부족장의 세력을 가늠하게 된다. 자기 동네 고인돌보다 더 큰것을 보면서 전쟁을 포기하고 돌아갔다는 글도 있다.
이처럼 고인돌 같은 거석문화는 그것을 만든 우두머리가 지닌 권력의 크기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그러한 과시는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과시하려면 필요 없는 곳에 돈을 써야 한다. 지금 우리 주위에서는 여자들은 과시할 목적으로 동창회에 명품 백을 들고 간다는 얘기는 오래전 얘기다. 명품 백이 자랑과 과시가 되는 이유는 생활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필품은 과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장지를 예쁘게 포장해 가지고 가면 그것은 과시가 되지는 않는다. 반면 다이아몬드 반지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과시가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건축하는 데 힘이 드는 모든 재료가 무겁고 높은 건축물들은 권력자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만든 것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집트 파라오는 피라미드를, 진시황제는 만리장성을, 로마는 정복지마다 콜로세움을 지었다. 미국 역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지었다. 미국은 유럽에 대해 열등감을 갖고 있을 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지었다. 이후 냉전시대가 도래하자 소련 사회주의보다 미국 자본주의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쌍둥이 빌딩이나 시어스 타워 같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짖고 자국을 과시 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다.
현재 초고층 건물을 짓는 나라는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석유를 팔아서 졸부가 된 두바이나, 자신이 미국보다 더 위대하다고 말하고 싶은 중국 정도이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100층 넘는 초고층 건물을 지은 나라는 대만이다. 대만은 자국의 국가 시스템이 중국보다 더 훌륭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 였을 것이다.
그리해 오늘날에 건축만큼 효과적인 광고는 없는 듯하다. 초고층 건물은 멀리서도 보이고 랜드마크가 된다. 사람들은 어디서나 노출되는 그 건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서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초고층 건물의 이미지는 디지털 정보로 재생산되고 각국으로 퍼져 나가는 광고 효과는 대단한 것이다. 전 세계가 자국의 힘과 자랑을 위해 초고층 건축물은 계속 늘어날 것이지만 100년- 500년이 지나면 건축물에 대한 사후 처리도 지금부터 마련해야 된다는 전문가들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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