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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죽음은 사회적 타살” 정부의 대책은 없는가?
홍성봉의 是是非非
2017년 09월 06일 (수) 홍성봉 shilbo@naver.com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마 전 교수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간 경찰은 자신의 유산을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넘긴다는 내용과 시신 처리를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이 적힌 마 전 교수의 유서가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소설 ‘즐거운 사라’(1991)로 유명한 소설가 마광수(66) 전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8월 퇴임을 앞둔 소감문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여러 소설과 산문집을 냈지만 성애소설 ‘즐거운 사라’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은 그 작품으로 치명적인 필화에 휘말린 탓이다. 최고의 윤동주 연구자, 천재교수로 추앙받다가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1989) 이후 외설문학가라는 오명에 휩싸이며 구속, 해직, 복직 등을 겪어오며 시인과, 소설가, 비평가로 이름을 날린 마광수 전 교수가 5일 자택에서 목을 매 지난한 생을 마감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인생에 허무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하늘이 원망스럽다. 위선으로 뭉친 지식인과 작가 사이에서 고통 받는 것이 너무나 억울해지는 요즘이다. 그냥 한숨만 나온다고 한다.
마 전 교수는 우리 사회 금기에 도전했다가 시대와의 불화를 혹독하게 겪은 비운의 시인이자 소설가, 수필가, 또 비평가로 기억된다. 연세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던 1977년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에 ‘배꼽에’ 등 시 6편을 게재하며 등단했다.
지난해 8월 정년퇴임한 그는 이때 해직당한 이력 때문에 명예교수가 될 자격조차 얻질 못했다. 그때 심경은 퇴임 소감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학교에서 잘리고, 한참 후 복직했더니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으로 우울증을 얻어 휴직했다”면서 “그 뒤 줄곧 국문과 왕따 교수로 지냈고, 문단에서도 왕따가 됐다”고 썼다. 그는 “책도 안 읽어보고 무조건 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 단지 성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따라다니는 간첩 같은 꼬리표”라면서 “그동안 내 육체는 울화병에 허물어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며 지독한 우울증은 나를 점점 좀먹어 들어가고 있고 오늘도 심한 신경성 복통으로 병원에 다녀왔다고 써 놓은 글로서 66세의 생을 마감한 것이다.
마 전 교수가 2010년 4월 26일 서울 종로구 한성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의 제작도 했다. 이 연극은 마 전 교수의 동명 에세이를 원작으로 했으며, 마 전 교수도 연극에 출연했다.
이듬해 모교 강단에 서기 시작한 그는 성(性)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우리 사회의 이중성과 위선을 꼬집는 데 천착했다. 1989년 5월부터 12월까지 문학사상에 장편 소설 ‘권태’를 연재하며 소설가로 데뷔했고 같은 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출간했다. 대표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나온 것도 그해다.
하지만 1992년 노골적인 성 묘사를 담은 소설 ‘즐거운 사라’가 미풍양속을 해치는 외설이라는 이유로 강의 중에 제자들 앞에서 긴급 체포됐다. 구속된 뒤 1995년 유죄가 확정되며 교수직을 박탈당했다. 1998년 사면·복권돼 강단으로 돌아왔지만 변태 교수와 음란 작가라는 꼬리표는 줄곧 그를 따라다녔다.
‘광마집’, ‘사랑의 슬픔’, ‘모든 것을 슬프게 간다’ 등 시집을 낸 그는 올해 초에는 등단 40년을 맞아 자선 시집 ‘마광수 시선’을 내놓기도 했다. ‘불안’, ‘첫사랑’, ‘별것도 아닌 인생이’ 등 소설과 다수의 비평집, 논문을 남기고 결국은 집단생활에서의 따돌림과 왕따로 인한 우울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안타가운 일이 되고 말았다.
거론하기 꺼려지는 '자살'이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국가적인 손해를 일으키고 있다.
자살의 특징은 즉흥적이고 반복성과 모방성을 포함하고 있다. 자살에 대해 정부를 포함 한 각계각층의 전반의 노력과 개선을 통해 적극적인 자살 예방과 방지제도가 조속히 시행돼 수많은 아까운 죽음을 예방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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