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송영무 청문회를 보면서. 문재인 정부는 장관 후보가 이렇게 없나?

  • 입력 2017.06.30 17:03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월은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엄숙한 보훈의 달이다. 그러나 지난 5월9일 대선이 끝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5월을 허송세월로 보내고 6월을 맞으면서 정부 조직을 위한 각 장관급의 청문회의 달로 바뀌고 말았다. 그러나 국회는 허나마나한 맹탕 청문회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청와대는 청문회에서 인정하지 않은 강경화 외무부 장관을 영어 하나 잘 한다고· 국회를 보이콧 하면서 임명장을 주고 미국 순방길에 올랐다. 이런 김빠진 청문회 국회는 왜 하는가· 묻고 싶다. 그 뒤를 이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렸다. ‘국방개혁의 적임자’인지를 검증하는 자리였지만, 얽히고설킨 갖가지 개인적 의혹을 해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그리고 국민의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송 후보자가 장관으로 역량을 발휘할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도덕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그동안 송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위장전입과 논문표절부터 군납품 비리 무마 등, 법무법인 율촌 고문과 LIG넥스원 자문역으로 받은 거액의 활동비, 자녀의 국방과학연구서(ADD) 채용 등 나열하기조차 숨찰 지경이다. 청문회 직전에는 영관급 장교 시절 면허 취소 기준을 넘는 만취 운전을 하고도 사건을 덮은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졌으니 청와대는 도대체 검증을 하고 추천을 했는지 묻고 싶다. 송 후보자는 지난 1991년 해군작전사령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혈중알코올농도 0.11%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됐다고 한다. 이때는 한·미 연합 팀 스피리트 훈련 기간이었다니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데도 그냥 넘어가고 진급까지 했다. 야당은 이날 송 후보자가 음주운전 적발 4개월쯤 뒤 해사 동기생의 음주운전 사고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만이 송 후보자를 엄호하려 애쓰는 모습이었지만, 이해가 쉽지 않은 것은 여당 의원들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6·25 이후 북한과의 전쟁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장군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제1연평해전 승리의 주역임에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적절치 않다는 야당의 주장에는 모멸감이 든다는 주장을 하면서 옹호하기에 바빴다. 물론 송 후보자가 해군에 몸담았던 시절 북한과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능력 있는 장수라는 사실을 부인할 필요는 없으나. 하지만 전역 이후 그의 행적이 국방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소임에 걸맞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다른 의혹을 모두 떠나 법무법인 율촌과 LIG넥스원에서 각각 받은 9억 9000만원의 고문료와 2억 4000만원의 자문료 만으로 국한해도 국민의 눈높이에는 못 미친다. 그는 청문회에서 거액 자문료가 부담스럽지 않더냐는 의원들의 물음에 나도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고 한다. 송 후보자는 놀랄 만한 거액의 사례금을 챙기는 순간 공직 진출은 ‘나의 길’이 아니라는 다짐을 했어야 청렴한 장군으로 남았을 것이다.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은 송 후보자가 19대·20대 총선에 나서려 했고,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 있었던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군인 출신이라도 전역 이후 정치권에 몸담는 것은 보장받아 마땅한 기본권에 속한다. 하지만 군인의 명예를 뒤로하고 돈을 추구했던 사람이 다시 권력까지 욕심을 부리는 것은 도덕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여론을 본인과 청와대는 왜 몰랐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의 자진 사퇴 요구를 정체 공세로만 볼 것도 아니다.
송 후보자 문제를 대하는 청와대와 여당의 태도도 옳지 않다. 음주운전 의혹에 대해선 몰랐다고 하고서 어디서 그런 자료가 나왔느냐는 데에만 관심을 보인다. 민주당은 개혁 대상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낙마 작전을 펼치고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개각 때만 되면 흠집잡기에 열을 올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는 나라를 망신시키는 장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개각 때만 되면 총리와 대법관을 비롯해 검찰총장과 장관들의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한국 사회는 부끄러운 자화상(自畵像)과 마주치며 곤혹스러운 신음소리를 내야 하니 말이다.
위장전입(僞裝轉入)이나 부동산 투기, 논문 중복게재, 탈세 등이 모습을 드러내기는 단골 메뉴가 됐다. 문제는 이를 처리할 일률적인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 야당 때 이를 신랄하게 비난하고 후보자를 낙마(落馬)시킨 정당도 여당이 되면 수세에 몰리기는 반복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송 후보자에게 일부 도덕적 흠결이 있다 해도 국방개혁의 중요성이 더 크고 절박한 시기이다. 송 후보자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도록 국방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늦었지만 국민에게 보여야 청문회 결과에 다소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