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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위원장 발언 해명해야 한다

  • 입력 2010.06.23 05:36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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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TV방송을 통해 국회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장면을 시청하던 국민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민주당 홍재형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도중 “되지도 않는 말을 하니까”,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라고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위원장은 혼잣말처럼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으니까…”라고도 했다.
이러한 발언의 빌미는 홍재형의원이 “권익위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를 공언한 뒤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하자 이위원장은 “당시 야당에서 위원장 권력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난리를 치지 않았느냐”고 답변했고 이어 홍의원이 “그 야당 의원이 누구냐”고 다그치자 이위원장이 감정이 격해져 쏟아낸 말이다.
사자성어에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는 용어가 있다.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답변이라는 뜻인데 홍재형 의원에게 ‘질문을 똑똑히 하라’는 지적을 보면 마치 홍의원이 어리석은 질문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이위원장이 현답을 했으면 조용히 일단락 됐을 것을 공연히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야당의원들이 “정권 실세가 국회를 모독하고 있다”고 거칠게 항의하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특히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으니까…”라는 말에 무엇인가 뜻이 내포됐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
이재오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래서 혹자는 이 위원장을 일컬어 ‘정권 실세’라고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위원장의 위치로 볼때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으니까” 라는 발언의 이면을 추정해 보면 “내가 국무위원석에나 앉아 있을 사람으로 보이냐”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국무위원석이 아니면 어디에 앉아 있어야 자신의 위상과 일치 된다는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고차원의 해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무총리도 국회에 출석하면 국무위원석에 앉는다. 총리를 비롯해 전 국무위원이 국회에 출석해 국무위원석에 앉은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 한 사람을 본 경우가 없다.
혹시 이위원장이 자신이 앉아야 할 자리가 ‘○○○’라는 불경스러운 생각은 아닌지 해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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