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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회, 같은 날 두 명의 회장 취임

한인회장 후보 양자 진흙탕 싸움에 NYT 대서특필, 한인들 망신살 뻗쳐

  • 입력 2015.05.04 11:49
  • 기자명 송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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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송명호 특파원] 뉴욕 맨하튼에 자리 잡고 있는 ‘뉴욕 한인회관’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같은 날, 한인 회장 두 명이 각기 취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2시엔 김민선 회장의 취임식이, 오후 6시는 민승기 회장의 취임식이 각각 진행됐다. 김 회장의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며 당일 김 회장과 그의 지지자들은 취임식을 하기 위해 한인회 사무실 강당으로 향했다.
하지만 민 회장 측의 변호사 등 관계자들이 문을 막아서면서 한동안 승강이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고 70대 여성 한 명이 실신해 병원에 실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쌍방간 소송 전으로 치닫고 있는 민 회장 측 법정 대리인인 존 로비 변호사는 법원 판결이 나기까지는 우리가 한인 회관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한인회 건물 6층 복도에서 취임식을 강행했으나 누군가 전등을 끄고 경찰까지 출동하자 결국 노상에서 취임식을 거행했다.
사상 유례 없는 한 지붕 두 가족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이러한 사태는 지난 1920년대 유학생 조직을 기원으로 사실상 9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 한인회가 동포들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깊은 수렁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 내분의 최초 발단은 지난 2월 뉴욕 34대 회장 선거 과정에서 선관위가 김민선(54) 후보가 사전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자격을 박탈하고 경쟁 후보인 민승기(60) 현 회장의 무투표 당선을 선언하면서 초래됐다.
이에 관해 비주류 측 뉴욕 한인회 전직 회장단 협의회가 임시 총회를 소집해 회장과 이사장을 탄핵 조치함으로써 뉴욕 한인회가 설립 이래 최악의 내분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석 달 넘게 계속되는 뉴욕 한인회의 분란에 대해 미 주류 언론사인 뉴욕 타임스(NYT)가 이번 사태에 관해 대서특필했다.
이 언론사에 따르면 급료도 없는 봉사직 2년 임기의 뉴욕 한인회장이 되기 위해 후보들은 10만 달러(한화 약 1억740만 원)의 공탁금을 내고 수십만 달러를 선거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한인회장은 한국에서 고위 관리가 올 경우 호스트(Host)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은 물론 북미 전 지역 한인 사회가 망신스럽기 짝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인사는 한인회장 직위를 한국에서 국회의원을 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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