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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 안심학교’ 정말 좋아요

경기도 ‘무한돌봄’은 제2의 새마을운동...(2) 아이보육 걱정 ‘뚝’

  • 입력 2009.11.17 23:09
  • 기자명 이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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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무한돌봄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10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꿈나무안심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에겐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 됐다. 저소득층 자녀와 맞벌이 부부를 위해 마련된 꿈나무안심학교는 시행1년밖에 안된 짧은 사업기간임에도 61.1%의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에서는 경기도의 꿈나무안심학교에 대해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꿈나무안심학교 현장을 가본다. <편집자 주>

지난 11일 오후8시경, 수원시 파장초등학교 일부 교실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어둠을 뚫고 퍼져 나왔다. 소리에 이끌려 찾아간 출입문에는 ‘꿈나무 안심학교 상록희망보금자리’라고 커다랗게 씌어 있었다.
교실 내부도 일반적인 교실의 모습과 달랐다. 이층침대와 TV, 조리실도 별도로 있었다. 교실이 아니라 집과 같은 분위기였다. 1~2학년 22명, 3~4학년 22명 등 총 44명의 어린이가 정규수업이 끝난후 상록희망 보금자리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것. 저녁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선생님들의 보호를 받으며 친구들과 뛰노는 아이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책 읽는 친구, 그림 그리는 친구, 더운 날씨에 뛰놀다 지친 듯 잠에 빠진 친구도 있었다. 불안한 기색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안심학교 담당교사인 강모(여·29) 선생님은 “아이들이 혼자가 아니고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편안해하고 정서적으로도 점차 안정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기존에 다니던 학원과 학교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병행, 아이들이 중간 중간 학원을 다녀오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좋은 프로그램에 수준 높은 외부 강사들을 초빙, 지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원에서 학교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게 안 선생님의 설명이다.
꿈나무안심학교는 생업 문제로 자녀보육이 어려운 맞벌이, 한부모, 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이 방과 후 홀로 남겨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하고 부모에 대한 보육부담 완화, 학원수강 등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완화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의 초등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꿈나무 안심학교는 식사부터 과제지도, 특기적성 교육까지 ‘학교+학원+가정’ 3가지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학교 내 유휴교실을 가정집처럼 리모델링해 보육시설로 활용하면서 학교 전담 교사와 전문 보육강사가 방과 후 저녁 9시까지 저녁식사도 제공하고 숙제지도, 전문강사의 특기적성교육도 겸해 학원기능과 보충교육을 함께 한다.
도는 지난해 수원시 등 10개시를 우선 선정해 시범운영한 결과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 현재 32개 학교 44개 교실에서 1천여명의 학생들이 안심학교를 다니고 있다. 안심학교를 설치하지 못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별도로 화성시 청소년수련원에 3학급 규모의 ‘학교밖 꿈나무안심학교’도 개교했다. 1교실 당 20명 내외로 학급을 편성하고 있으며 공휴일과 방학기간에도 운영하고 있다.
급한 사정으로 24시간 자녀를 맡겨야 할 경우 도가 안심학교와 병행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쉼터 및 지역건강가정지원센터의 아이돌보미’에 신청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수원시 등 도내 7개 시설을 갖춘 어린이 쉼터와 안양시 등 13개 시설에서 운영 중인 아이돌보미는 자녀들의 숙제와 숙식해결이 가능하며 다음날 등·하교까지 도맡아 돌봐주고 있다.
안심학교는 보육뿐 아니라 영어·수학 등 학습지도, 독서, 인성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영어·수학 체육 등 교과목은 교사에 의해 이뤄지고, 태권도·민요·바둑·음악줄넘기 등은 외부 강사가 진행한다. 다양한 특기 적성을 위해서 유능한 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급식이나 간식 비용은 물론 특기적성 교육비도 일부는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지만 저렴하게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물론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셈이다. 사교육비는 1인당 대략 월 23만원, 전체적으로 연간 25억3900만원의 사교육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게 경기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꿈나무안심학교가 학부모와 아이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보육적인 기능과 함께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특기 적성 및 교과 보충학습이 더해진 점이다.
도 교육청이 지난해 말 도내 꿈나무안심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형 5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인 304명이 꿈나무 안심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꿈나무 안심학교가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까?’라는 질문에선 51%인 289명의 학부형이 `매우 만족한다’고 답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만족도 중에는 자녀들을 믿고 맡길 수 있어서 `안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모(36·여·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씨는 “작년까지 아이들을 방과 후에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는게 무엇보다도 힘들었다”며 “하지만 성남 도촌초교에 꿈나무안심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걸 알게 되었고 아이들을 이곳에 보내면서 안심하고 일할수 있었다”고 고마워 했다. 그는 “전국 어디에 가도 아이를 이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은 드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장일을 다니는 두자녀의 어머니 유미정씨는 안심학교가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만이 아닌 저와 같은 맞벌이 부부에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줘 매우 좋다”며 “마음 푹 놓고 일할 수 있고 아이들 교육까지도 해주는 안심학교는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라고 극찬했다. 안심학교를 다니기 전 집과 학원을 다니면서 힘들었다던 3학년 이지운 학생은 “학원을 다닐 때에는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적도 있었는데 안심학교에서 식사는 물론 다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 정현주 원장은 “꿈나무 안심학교는 아동복지 차원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지만 여성능력개발과 관련 기관에서 배출된 인력들의 취업과 연계시킨다면 경력 단절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40대 주부들의 취업난 해소는 물론 여성 일자리 창출에 관한 고민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꿈나무 안심학교의 성공사례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교육과학부가 꿈나무 안심학교를 모델로 ‘종일 돌봄 교실’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교실을 리모델링, 전국에 300개 교실을 설치, 운영한다. 이 중 지난7월부터 경기도에도 45개 교실이 추가돼 더 많은 아이들이 방과 후에도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지낼 수 있게 됐다.
도 관계자는 “학교와 학원, 가정 기능을 갖춘 꿈나무안심학교와 이를 바탕으로 시행될 종일돌봄교실은 미래 교육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교사들의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다 나은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종일돌봄교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저소득층 자녀들의 가정학습을 대학생들이 도와주는 경기도의 ‘가정학습 무한돌봄’이 도내 전 시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수원, 성남, 용인, 화성, 오산, 의왕, 과천 등 도내 7개 시군에서 시행중인 가정학습 무한돌봄 사업이 31개 시군으로 확대 실시되고 있다. 학습은 주 1회 3시간씩 국·영·수 위주의 교과 지도 및 특기적성 지도로 진행된다. 학습대상 아동들은 최저생계비 150% 이하인 가정의 초중고생들과 아동복지시설 아동, 소년소녀가장,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들이다. 현재 232명이 가정학습 무한돌봄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번 확대 조치로 1천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학습 무한돌봄을 희망하는 아동들은 해당 시군 아동복지담당자에게 신청하고, 참여를 원하는 대학생들은 각 대학에 신청하면 된다.
도는 지난4월 경찰대와 ‘가정학습 무한돌봄 프로젝트’협약을 맺었으며, 현재 경찰대생 147명이 학습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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