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베트남 파병 50주년을 맞는 참전용사들의 아픔

  • 입력 2014.09.30 23:35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트남으로 파병되어 월남전에 참전한 것이 벌써 50년이 되었다. 그러나 베트남전쟁은 당위성 논란 탓에 최대 32만여 명의 참전 용사들이 치른 희생을 국가는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참전 용사들이 아직도 투쟁하고 있다.
참전 용사들이 수십 년간 받아야 할 감사와 존경을 받지 못했지만 과거에도 현재에도 애국자임을 자부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필자는 지난 1965년 전역 일주일을 남겨놓고 파월을 위한 장기복무로 연장하고 맹호부대 천하 제1연대로 파병되어 2년 동안 월남전에 참전하여 지금은 나이 73세로 고엽제 환자로 고통 받으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50년 만에 베트남 전 무훈이 밝혀진 두 병사에게 훈장을 수여했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참전용사 혜택은 너무 초라할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월남 파병의 역사 베트남(월남) 파병으로 인한 지난 1965∼1969년 사이 한국의 이득은 5억4천600만 달러로 밝혀진 바 있고 고 박정희전 대통령이 경부 고속도로를 만들었다는 신화는 온 국민이 잘 알고 있다.
지금도 본인은 전우들과 만나면 옆에 있던 사망한 전우들의 모습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6.25 참전용사와 같은 전쟁을 했는데 월남참전 용사들의 예우는 다르다는 것이 우리 참전 용사들의 아픔이다.
엇갈리는 참전 평가 속에 베트남전은 금기어에 가깝다. 올해가 파병 50주년이지만 정부가 주최하는 월남 파병 50주년 행사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대한민국월남참전자회에서 25일 초라한 그들만의 기념식을 가졌다. 주월한국군사령부가 창설된 9월 25일을 기념일로 정한 것도 참전 용사들이다. 베트남 참전은 우리에게 기념일도 없이 잊어야 할 과거일 뿐일까? 왜 이렇게 되고 있는지 정부는 다시 한 번 월남 파병 50주년 행사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
지난 달 22일은 50년 전(1964년) 파병 선발대 140명이 사이공(호찌민)에 처음 도착한 날이다. 9월 11일 부산항을 떠난지 10일만에 도착한 것이다. 역사상 유일무이한 국외 파병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이 월남 붕따우로 이동해 태극기를 게양한 것이 25일이고 1년 후 같은 날 사령부(사령관. 채명산 대장)를 창설했다. 그 후 지난 1973년 3월 철수할 때까지 전쟁에 32만5217명이 동원됐다. 5099명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메어지는 듯하다. 월남전에서 부상자 1만1232명, 8만여 명에 이르는 고엽제 피해자가 남았으니 베트남전은 살아 있는 과거가 되고 있으나 정부의 배려는 지난해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참전 명분 뒤엔 나이가 들면서 숙명 같은 고엽제 휴유증으로 고통만이 이어져 오고 있다.
파월 당시는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도 안 돼 세계에서 인도 다음으로 최빈국이었다. 피의 대가로 66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유입되면서 우리나라는 오늘이 있게하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대일 청구권 자금(8억 달러)에 비해 8배가 넘는 큰 자산이었다.
파병 8년6개월 동안 연평균 8% 이상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이뤄 내기도 했다. 반만년 역사 처음으로 보릿고개를 넘었다는 이야기는 우리 파병용사들의 피땀 흘린 대가였을 것이다.
조국의 부름에 목숨을 건 칠.팔순이 넘은 그들에게 우린 월 5- 10만원(지방자치별로 다름) 참전수당을 받는 것이 고작이다. 10배는 올려줘도 아깝지 않은데 너무 부끄럽다는 여론은 아직도 말로만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채명신 전 주월 한국군사령관은 "죽어서도 함께 하겠다"며 현충원 베트남 순직 사병 묘역 맨 앞에 묻혔다. 묘역 앞에는 “그대들 여기 있기에 조국이 있다”라는 묘지명을 남겨 놓고 참군인으로서 묘역을 지키고 있으며 이제 노병이 된 파병 귀국 용사들은 故 채명신 장군의 뒤를 묵묵히 따라갈 것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