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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값 인상 흐지부지 '국회 탓'

  • 입력 2014.09.25 15:51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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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2500원인 담배 값을 2000원 올리는 안을 내놓고 금연 대책도 발표했으나 그후 뒷말이 흐지부지 되는 것 같다는 여론이 일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담배 값 인상안은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해야 최종 확정되기 때문이다.
담배 값 인상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가격 인상엔 공감하지만 인상폭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며, 야당도 서민의 가계 부담은 물론 우회 증세를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법 개정 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그 폭을 떠나 인상안이 통과하면 2004년 500원을 올린 이후 10년 만의 인상이 된다.
이와 같이 담배 값 인상은 흡연율을 줄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명분은 충분하다지만 정부의 주장대로 담배 값의 인상이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 중의 하나일지는 모른다.   우리나라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무려 40%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가장 높고, 청소년의 흡연율도 20%를 넘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담배 가격은 OECD 국가의 평균인 6000원의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자체 조사에서 담배 값이 4500원으로 오르면 흡연자의 32.3%가 담배를 끊겠다고 응답했다고 하지만 담배를 끊기에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일부 흡연자 단체와 야당의 반대가 만만치도 않다. 반대 내용은 서민층은 인상 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고, 야당은 부족한 세수를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확보하려는 꼼수를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담배를 기준으로 현행 2500원인 가격을 4500원 수준으로 인상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표시, 담배 광고 규제 등도 필요하지만, 지난 2004년 12월 500원 인상 이래 10년 동안 묶여온 담배 값의 대폭 인상 또한 더 미적거릴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인상안에 국세인 개별소비세 항목을 새로 만들기로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의 법인세 감면 등 ‘부자 감세’ 정책으로 인한 재정 부족분을 담배 값 인상으로 메우려 한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 예산 정책처는 담배 값이 1000원 오르면 연간 2조 5000억 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거둔 담배세를 금연 정책이나 국민 건강과 무관한 건강보험의 적자 보전에 써왔다고 한다. 지난해만도 기금의 49%인 1조여 원을 건강보험 재원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2500원짜리 담배 1갑에 354원(14.2%)의 건강증진 부담금이 부과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인상분에 건강증진 부담금을 18.7%로 늘리기로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성인 흡연율은 지난 2012년 현재 25.8%(약 1400만여 명)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20.7%보다 크게 높다는 결과로 조사되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도 10명에 1명꼴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담배 값이 OECD 회원국 평균 6500원의 38%에 불과한 사실과 무관할 리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 담배 값 인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담배 값 인상에 공감한다.”고 공언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으로 안다.
이제 문제는 국회의 입법 의지다. 담배 값은 62%가 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과 지방교육세. 폐기물부담금 등이어서 인상을 위해선 국민건강증진법, 지방세법, 자원절약·재활용촉진법, 부가가치세법 등 개정해야 할 관련법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정치권은 물가 상승 요인, 서민 부담 가중 등을 내세워 입법을 회피해 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국회는 더 이상 그런 핑계를 댈 때가 아니라는 여론도 무성하다. 국회는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일에 여·야가 서로 대화로 풀어야지 발목을 잡는 꼴이 되어 서는 안 된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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