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공교육 악화·사교육 확대되는 변화’ 통계로 확인

  • 입력 2009.10.29 01:24
  • 기자명 편집국장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업 태도나 사교육 의존 현상이 지난 1988년과 2008년까지 20년 동안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서울 중학교 3학년생들의 학습활동을 비교해 분석한 연구 결과 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6일 내놓은 ‘중학교 학생들의 학습활동 및 가치관 변화 연구’(연구자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에 따르면 20년간 학생들의 사교육 등 학습부담은 늘고 수업태도는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 공교육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988년 서울 20개 중학교 2천39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서울대 사범대 교육연구소의 ‘중고생의 생활과 진로에 대한 종단적 연구’와 2008년 서울 26 개 중학교 1천216명의 학생을 조사한 교육개발원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교육개발원이 27일 서울대 호암교수 회관에서 여는 제3회 한국교육 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된 것이다. 그동안 사교육 늘고 수업 태도 나빠졌다는 것이다. 사교육 참여도를 비교한 결과 1988년 조사 에서는 응답자 중 학원 1곳을 다닌다는 학생이 20.9%로 가장 많았고 2곳은 20.3%, 5 곳 이상은 14.5%였다.
다만, 1988년은 정부의 과외금지 조치가 계속되던 시점이어서 국-영-수 교과 중심의 학원보다는 피아노, 미술 등 예체능 학원이 주류를 이뤄온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에는 영어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49.9%, 국어 학원은 27.6%, 수학은 51.1%로 일부 과목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학원에 다닐 정도로 사교육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학교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태도는 20년간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결과가 나와 공교육 태도가 점점 나빠져 가는 현상인 것으로 조사돼 밤에는 학원에서 공부하고 낮에는 학교에서 잠을 잔다는 얘기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떠든다’는 항목에 ‘자주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1988년 13.2%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47.9%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 늘어나 학습태도가 나빠졌다는 것을 알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수업시간에 다른 책을 본다’는 항목에도 1988년에는 1.5%의 학생만이 ‘자주 그렇다’고 답했으나 2008년에는 13.9%로 늘어났다.
또 ‘숙제를 해오지 않는다’ 역시 ‘자주 그렇다’는 응답이 1988년 15.0%에서 2008년 20.7%로 증가했다. 그리고 1988년 중학생들의 가정에서는 77.5%가 일간지를 구독했으나 2008년에는 이 비율이 39.0%로 뚝 떨어져 TV문화로 바뀌는 것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100권 이상의 교양전문서적을 보유한다는 가정도 1988년 81.7%에서 2008년 34.6 %로 줄었으며, 월간지 구독률도 36.7%에서 18.3%로 감소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고교 진학 현황을 추적한 결과 일반계고 진학률은 늘고 전문계고는 감소한 가운데 진학한 고교의 종류가 한층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에는 조사 대상의 94.4%가 고교를 진학했으며 진학자 중 63.95%가 일반계 고에, 36.05%가 전문계고(실업-예체능)에 입학했다. 그러나 2008년에는 일반계고 진학 비율이 75.7%로 늘고 전문계고는 20.5%로 줄었으며 그 외 자립형 사립고 1.0%, 외고 등 특수목적고 1.9%, 예체능고 0.7% 등으로 나타나 학생들의 진로도 세월 따라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새 학생들의 수업 태도는 크게 나빠지고 학습부담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학생도 열에 2∼3명꼴에서 열 명 중 여덟 명꼴로 크게 늘어나 물질숭배 가치가 팽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가치관도 현격히 달라졌다. ‘직업에서의 성공’이 중요한지 묻는 질문에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68.3%에서 86.4%로 늘었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26.2%에서 80.3%로 급증해 돈을 벌어야 된다는 의지가 커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