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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주먹구구식 공천

  • 입력 2014.07.11 17:30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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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의도 정치판이 요동을 치고 있다는 여론이다. 오는 14일 치러지는 여당 대표선출 과정과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동작을 후보로 전략 공천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엊그제 출마 기자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과 지지자들이 거칠게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회견은 중단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공천 과정에서 유권자들을 뭐로 보기에 이렇게까지 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할 정도로 황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기동민 전 부시장은 광주 광산을에 신청했고, 서울 동작을에는 금태섭 전 대변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신청했다.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금 전 대변인을 동작을에 전략 공천하는 것을 놓고 당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자 난데없이 광주에 공천을 신청한 기동민 전 부시장을 동작을로 옮겼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이다. 이후에는 이 돌 빼서 저곳 고이고, 저 돌 빼서 다른 곳으로 돌리는 식으로 공천이 진행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선거철만 되면 ‘개혁공천’을 약속해 놓고. 늘 말잔치로만 그치며 주먹구구식으로 공천을 하고 있어 새 정치연합이 헌 정치연합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동작을 후폭풍은 안철수 공동대표 측근인 금태섭 전 대변인을 내세우려다 당내 반발이 일자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기동민 전 부시장을 전략공천한 데 따른 것이다. 지도부 입맛대로 하향 공천을 하다 보니 탈이 나고 있는 것이다. 새 정치는 물론 개혁공천과는 거리가 멀기만 한 것이다. 야당 분열로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도 오십보백보다. ‘공천 혁명’ 다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된 지 오래다. 서울 지역구인 동작을 후보자 하나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게 지금의 집권여당 모습이다. 출마 생각이 없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매달리다 끝내 거절당하자 이번에는 나경원 전 의원에게 손짓을 보내고 공천을 한 것이다. 이래서 흔한 말로 정치는 쇼라는 유행어가 되었나 보다.
 한심한 작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의원은 희망지역에선 배제되고 수원정(영통)에 공천됐다. 충남 서산·태안에선 권력형 비리 연루 의혹을 받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후보군에 포함해 공천관리위원인 김태흠 의원의 반발 사퇴를 불렀다.
이번 재 보선은 국회의원 15명을 뽑는 미니 총 선급 선거다. 여야 모두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당선 가능성을 우선해 후보를 고르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겠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인물을 공천해야 될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주먹구구식 공천을 감행하면서 표를 달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적어도 ‘공천혁명’, ‘개혁공천’ 같은 낯 뜨거운 공치사는 영원히 접을 일이다.
 당 지도부가 기동민 전 부시장을 공천한 것은 이 원외 위원장과 학생운동 시절부터 정치적 동지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도 한다. '오랜 친구'를 공천하면 이번에도 양보할 것이라 기대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날 회견장은 '패륜(悖倫)' '술수' 같은 말이 난무했다.
 정당의 공천엔 그 과정과 인물에서 왜 표를 달라고 하는지 이유가 보여야 하고, 정권 교체를 지향하는 야당엔 특히 이게 중요하다. 새정치연합이 지난 몇 년간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배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여론은 여전하다.
 한편 광주(을)에 전략 공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불과 10일 전만 하더라도 재보선 출마를 적극 부인한 바 있어 말 바꾸기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사표가 수리된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출마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권은희 말 바꾸기 논란…"쉽지 않은 길 가려 한다" 며 정치판으로 뛰어 들었다. 그래서 정치는 역시 쇼라고 하는 것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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