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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총리 인사 참사

  • 입력 2014.06.25 15:50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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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指名)되면서 언론계의 후보로서 많은 선배들이 환영하는 모습으로 무사히 청문회가 끝날 것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언론계의 후배들이 밀치면서 야당의 끈질긴 반대에 청와대는 추천해 놓고 나 몰라라 하면서 침묵을 지켜오면서 결국 14일 만인 지난 24일 자진사퇴하고 말았다. 이런 무책임하는 청와대와 돌아서는 여당의 모습은 한심스럽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문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며 "이런 상황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말하면서 사퇴의사를 밝힌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안타깝다"며 "앞으로는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안타갑다는 말보다 임명동의안을 보내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어야 됐다는 여론이다. 그가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비판 여론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자기변호만 늘어놓은 걸 보면, 자진사퇴라기보다는 사실상 청와대의 정치적 지명 철회로 볼 수 있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문제로 6일 만에 사퇴한 데 이어 문 지명자마저 국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출범 당시 김용준 총리 지명자까지 포함하면 1년 반도 안 된 정부에서 총리 후보 낙마가 벌써 세 번째다. 인사 참극이라는 할도 할만하다. 세월호 참사와 전방 군부대 사건 등으로 드러난 정부의 인사문제와 총체적 문제점을 수술하는 등 국정 개조를 해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은 좌초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다.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은 것이 박 대통령 자신이 임명동의요청안을 재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벌써 까맣게 잊은 듯하다. 새누리당에서 까지 반대하는 사람을 총리 후보자로 잘못 지명한 것에 대한 후회나, 문 후보자와의 밀고 당기기로 국정을 하염없이 공백상태에 몰아넣은 데 대한 반성은 눈곱만큼도 없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감독이나 남 탓만 하기는 마찬가지인 셈이라는 여론이다.
총리 지명자가, 그것도 연달아 국회 청문회장에 서보지도 못한 채 낙마한 데는 청와대의 책임이 무겁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결국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 추천과 검증 시스템 탓이기 때문이다. 기초적인 재산 형성 과정조차 검증하지 않아 ‘안대희 낙마’를 겪고도 전혀 교훈으로 삼지 못했던 인사 시스템이다. 언론인 출신인 문 지명자는 과거 칼럼과 강연 등이 기본 검증항목일 것이다. 청와대가 최소한의 검증이라도 했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인사 기준과 검증 잣대를 들이대고 있으면, 결정적 흠결조차 사전에 걸러질 리가 만무하며 결국 개인의 사생활 침해로 지명자는 국민들로부터 몰매를 맞는 것이다. 그에 책 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3번씩이나 인사 참사의 최종 책임은 당연히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여론이다. 박 대통령 스스로 분열된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이끌어가겠다며 행한 총리 인사라면서 극단적인 우편 향 인물을 총리로 지명하는 편협 된 인사 코드가 사태의 근인이다. 공적 라인을 배제한 채 몇몇 측근들의 비선과 인사를 하니 자꾸 민심과 괴리되고, 검증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것이다. 폐쇄적인 인사스타일, 독선적인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불상사는 되풀이된다. 정부를 개조하기에 앞서 박 대통령이 먼저 당과 협의를 하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여론이다. 물론 도덕적 하자도 적고, 관피아 개혁을 밀어붙일 추진력도 갖추고 국민 통합에도 적임인 만능의 총리감을 찾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지만 박 대통령이 이번만큼은 자기 사람 사적인 연(緣)에 얽매이지 않고 당과 대화를 하며 널리 사람을 구한다면 국민이 고개를 가로젓지는 않을 만한 인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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