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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후보자에게 바란다

  • 입력 2014.06.11 18:10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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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박근혜 대통령이 깜작 인사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지난번 안대희 후보자의 낙마로 갈피를 잡지 못하던 당·정·청 인사쇄신은 문 후보자의 지명을 계기로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박 대통령은 청문회장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전관예우 문제로 물러났던 전임 후보자와 같은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 특별히 검증 부분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평생 언론의 외길을 걸어왔고 지지난해 현직에서 은퇴한 뒤엔 학계에서 후학을 길러 오던 언론인 출신이다.
총리나 장관감 하면 으레 거론되던 법조계나 관료, 정치인 출신의 틀을 벗어나 언론계에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 인사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여론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선택은 자신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거나 대선 캠프 출신들 가운데서 사람을 중용하던 이른바 수첩인사에서 탈피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집권 2기를 맞으며 박대통령은 수첩인사로 지나치게 개인적인 충성심을 유발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의 고유한 역할을 해야 할 내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과감하게 권력을 위임하고 그 앞에서 쓴 소리가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수평적인 의사소통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총리에게 장관 임명제청권을 부여하는 책임총리제의 헌법 정신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도 박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지금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의 민심은 무엇보다 박 대통령 본인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 후보자 지명 이후 있게 될 청와대와 내각의 후속 인사에서 박 대통령은 변화의 신호를 보다 분명히 보여주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는 것이다.
헌정 사상 첫 언론인 출신 총리 후보라는 ‘깜짝 발탁’이 화제가 될 만큼 문 총리 지명자 인선은 매우 뜻밖이다. 문 후보자는 37년간 언론 생활을 하면서 권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했고 뚜렷한 소신과 열린 보수의 면모를 보여 왔다.
문 총리 지명자는 언론인 재직 시절 쓴 칼럼을 보면 강경 보수 성향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으나 칼럼은 그때그때 현실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국민장에 반대하기도 하고, 사경을 헤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냥해 확인되지 않은 비자금 의혹을 거론해 국민들의 마음을 갈라놓고 야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무상급식을 사회주의적 발상으로 재단하는 등 복지를 적대시하고, 남북 화해협력 정책에도 냉전적 반공 시각을 피력하는 등 이념적 편향이 두드러지는 글을 써왔다. 극단의 편향성은 세월호 참사로 갈라진 국민들을 아우르고 상처 난 마음을 다독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이라는 지적과 야당과의 소통에도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는 여론이다.
총리 후보자가 법조인에서 언론인 출신으로 바뀌었다고 세월호 참사가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을 멈출 순 없는 것이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의 지명 배경에서 밝힌 바와 같이 공직사회의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같은 국정과제는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을 도와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일에 미력이나마 여생을 바쳐볼까 한다.”고 한 문 총리후보자의 발언의 초심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제 국회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 지명자가 총리로서 자질과 도덕성, 국정운영 능력을 갖추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되겠지만 야당의 무조건 반대의식은 이제 버려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이다. 문 후보는 국가 개조를 위하여 여야는 물론 국민들과 소통하는 총리가 되길 국민들은 바란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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