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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못 잡나? 안 잡나?”

  • 입력 2014.06.04 19:30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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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난해 초 서울 강남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는 전직 고위관료와 주한 외교사절 등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다수 참석했다고 구원파 신도들은 전하며 검. 경에 도전하고 있다. 유 씨의 아들 대균 씨가 운영한 레스토랑의 사교클럽에도 유명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유 씨 관련 수사 및 추적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 씨 일가가 지난 1997년 세모그룹의 부도 이후 10여 년 만에 약 2000억 원의 채무를 탕감 받고 수십 개의 계열사를 세워 2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은 것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여론이다.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은 “유 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의 각종 의혹과 불법은 비호 세력 도움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이런 문제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으나 검경(檢警)은 유 씨 부자를 “못 잡는 것인지?” “안 잡는 것인지?”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검찰은 지난 4·16 세월호 대참사 하루 만에 현지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인천지검·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의 입체 수사에 착수했으나 수사가 꼬리ㅏ 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검.경은 지금까지 선사(船社) 청해진해운의 비리 수사는 소유주인 유 피의자와 그 일가에 앞서 측근부터 잡아들이는 데 주력하다가 정작 주범은 자취를 뒤쫓기에도 벅차해 하는 실정이다.
지난 달 29일 구속된 측근인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0일쯤부터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에서 유병언 일가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검찰의 유 피의자에 대한 소환 통보는 그로부터 2주 후인 지난 13일이었고, 그나마 금수원 측 ‘양해’ 아래 진입한 것은 그로부터도 8일 뒤인 21일이었다. 사고 초기에 검찰은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연막에 휘둘려 주범의 동선(動線)조차 제대로 추급하지 못했으니, 한결 같이 한심한 그 판단력 그 정보력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檢察)은 지난 달 22일 인천지법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현상금 합계 6000만 원을 내걸었다가 3일 뒤인 25일 역대 최고액 6억 원으로 올리면서‘순천 검거 작전’을 폈지만 하루하루가 실패의 나날이 반복되고 있어 국민들은 “안 잡는 건지ㆍ못 잡는 건지?”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사회에 대한 도전이요, 보호받을 수 없는 범죄”라며 “신속하게,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다잡아 검거 지연을 사실상 질책한 이후에도 여전히 ‘훨훨 나는 유병언과 벌벌 기는 검. 경들의 답답한 모습은 재연되고 있으며 각 TV채널에서는 출연자들이 추축에 의한 반복되는 말들만 되풀이 되고 있어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는 여론이 가시지를 않고 있다.
한편 유 피의자의 ‘황제(皇帝) 도주’를 도우는 구원파 일각의 수사 방해도 여간 치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어 장기 작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들은 금수원에 ‘십만 성도(실제는 약 3만 성도)를 다 잡아가도 유병언은 내가 지킨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엄포를 놓으며 법치와 검찰을 함께 농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 씨의 체포를 막으려는 행위는 법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그의 도주를 돕다가 8명이나 구속됐는데도 신도들을 계속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유 씨에게는 종교윤리는커녕 사람의 기본 도리도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추적은 종교 문제가 아니라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참사의 책임자를 단죄하기 위한 사법 절차다. 유 씨의 도주를 도우며 검찰의 법 집행을 방해하고 있는 자 들과 함께 검찰은 성역 없이 조속히 유 피의자와 일당을 법 앞으로 인치(引致)해야 될 것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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