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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축구단 환영합니다

  • 입력 2014.05.30 17:5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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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14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남녀 축구단을 보내겠다고 보도해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 인천시와 대회조직위원회의 참가 설득에 침묵하던 북한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국 중 마지막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건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실제로 축구선수단을 파견할지, 또 다른 종목에도 참가할지는 참가인원 신청 마감일인 오는 6월 20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조직위원회의 말이다.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등에 공식 통보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매체의 보도인 만큼 북한의 의중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북한 축구팀이 참가한다면 매우 환영할 일이다. 그간 남북 간 스포츠교류는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협력은 물론 전반적인 남북갈등을 푸는 촉매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축구는 분단 이후 남북 스포츠교류의 돌파구를 연 상징성이 있다. 지난 1990년 남북통일축구대회가 각각 평양과 서울에서 열렸고, 19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는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돼 8강까지 오른 벅찬 기억이 우리 가슴에 남아있다.
북한 축구팀 참가를 반기는 것은 꽉 막혀있는 지금의 남북관계를 볼 때시기 나 방법 면에서 적절한 해빙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지난 년 초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들고 나온 뒤 거의 매일같이 되풀이하고 있는 '평화제의'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달 16일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중대 제안'을 한 뒤 "먼저 실천적 행동을 보이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축구 교류가 이런 실천적 행동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남북교류를 바라는 북한의 의사를 표시한 것은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재차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심정을 드러냈다. 북한이 과거 남북관계 개선을 들고 나온 뒤 얼마 안 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핵실험 강행 등 수 차례 도발적 행동을 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최근 정부의 강경발언은 지나친 감이 있다는 여론이다. 북한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면 북한의 다음 행동을 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여론이다. 미리부터 북한의 제안을 거짓으로 치부하고 대화의 통로를 닫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북한 축구팀 참가는 북한의 긍정적인 '행동'일 수 있으며 우리 국민들은 환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4일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엔 북한의 공식행사에선 최초로 우리나라 애국가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게양되기도 했다. 국제 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김우식 이영균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 시상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북한 관중은 어색해하면서도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북한은 대회에 앞서 한국 선수가 순위권에 들면 국제관례대로 시상식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의 북한이 스포츠 분야에선 달라질 것임을 보여준 사례였다.
김 비서의 부인 이설주는 지난 2005년 9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 ‘청년학생협력단’으로 인천을 다녀갔다. 용모가 뛰어나고 노래와 춤도 잘하는 여학생 101명으로 이뤄진 응원단의 일원이었다. 그때 그는 ‘꽃놀이’ 같은 노래를 불렀다. 북한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대규모 선수단과 함께 미모의 여성응원단을 파견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스포츠 교류는 남북 간의 화해와 상호 이해에 기여한 바가 크다. 우리는 정치와 관련 없고 인도적인 분야에선 남북 교류의 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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