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분노와 안타까움 교차하는 세월호 동영상

  • 입력 2014.05.01 18:42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되고 있는 세월호 사고 현장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북받치는 눈물과 치미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아이들의 천진함과 의연함에 가슴이 미어지고 어른들의 비겁함과 어리석음에 가슴이 터지는 듯하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배 안과 밖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최근 해경이 공개한 초기 구조 동영상과 엊그제 JTBC가 보도한 단원 고 학생의 휴대폰 동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참으로 안타깝고, 정말 미안하고, 그래서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해경이 찍은 동영상에는 승객을 버리고 제일 먼저 탈출하는 승무원과 이들부터 구조하기에 급급한 해경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해경이 어제 공개한 10분짜리 영상 속 선원들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바로 코앞에 있던 구명벌을 지나쳐 제 한 목숨 구하기에 정신이 없다. 심지어 선장 이준석은 팬티 차림으로 발버둥 치며 구조정에 옮겨 탔다. 상황이 급박해 승객에게 탈출 지시도, 구조할 시간도 없었다던 그들이다. 최소한의 직업윤리도 없는 이들의 비겁함과 뻔뻔함에 우리는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한다.참으로 인간답지 못한 승무원들은 승객 476여명을 뒤로한 도망치듯 하는 승무원부터 먼저 구조한 데 대해 해경은 긴박한 상황에서 제복을 입지 않아 승무원인 줄 몰랐다고 한다. 이때 바로 에어백(공기주머니)부터 수십게 달아 놓았다면 세월호는 급히 갈아 안지 않았을 것이다.세월호 바깥 상황과 달리 배 안은 눈물겨운 모습이었다.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 고 2학년 박수현군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동영상에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천진난만하면서도 의젓한 학생들의 모습과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의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에 “예”라고 대답하는 장면도 동영상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은 배가 기우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선생님도 지금 카톡을 안 보고 있어”라며 스승의 안위를 생각하는가 하면, “내 것 입어”라며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장면도 있었다.위기를 느끼고서는 “이번 일로 죽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박군이 찍은 동영상은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8시52분27초부터 9시9분22초까지, 해경이 찍은 동영상은 9시28분58초부터 11시17분59초까지의 상황을 각각 담고 있다. 해경 동영상에 담긴 승무원 탈출 시작 시간은 9시35분경이다. 승무원들이 선실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갑판으로 나와 구조되는 동안 아무 구호조치를 하지 못한 것에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을 노릇이지만 배 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해경의 초동 대처도 그에 못지않은 허점과 아쉬움 투성이 임을 동영상은 말해주고 있어 국민들의 가슴을 찌르고 있다. 해경들은 지난 달 16일 사고 직전에 왜 에어백(공기주머니)을 배가 갈아 앉지 않도록 달아 놓지 못하고 선채를 물속으로 잠기게 한 것도 해경은 책임을 져야 하는 제일 큰 문제점이라는 국민들의 여론이 아우성이다. 세월호가 2시간만 갈아 안지 않도록 에어백(공기주머니)을 달았주었다면 승객을 전원 구했을 것이다. 선장을 비롯한 숭무원들도 문제지만 해경도 응급조치를 못한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여론이다. 오늘도 안산 올림픽 기념관에 마련된 희생자 임시분향소에는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집게한 조문객은 20만 명이 훨신 넘게 다녀갔다고 한다. 그러나 눈물만 흘리고 철저한 반성이 없다면 어디선가 또 다른 `선장 이준석`이 나타날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