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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 퇴출하라

  • 입력 2014.04.23 16:05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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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세월호가 넘어진지가 10여일이 되는데 아직도 승선 인원파악이 안되고 허둥지둥 대는 해경과 먼저 가명으로 뛰쳐나와 병원에서 돈 발리고 있는 선장 ! 세상에 이런 일이 또 있을까? 한심하기만 하다.
그리고 선박 안전에 관한 감독과 성능검사 등을 담당하는 한국해운조합과 한국선급을 비롯한 해양수산부 산하 민간단체들에 해수부 퇴직 관료들이 상당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로부터 선박 검사 업무를 위탁받은 한국선급은 지난 1960년 출범 뒤 회장 11명 가운데 8명이 해수부 출신이었다는 것이다. 여객 선사들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진 한국해운조합은 역대 이사장 12명 가운데 10명이 해수부 퇴직 관료들이 차지하고. 기관장만 따져서 해수부 산하 14개 기관·단체 가운데 11곳을 해수부 출신 고위 관료들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이런 정부 이제는 정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15위 경제대국답지 않은 후진적 안전관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니라의 후진적 행태를 보여주는 세월호 사건으로 세계 언론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허둥지둥 대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사망과 실종자 규모와 승선 인원도 파악 못하는 우리 정부 관련 부처와 그 대다수가 어린 학생인 점에 주목한 각국 언론은 사고 상황과 구조 과정을 주요 뉴스로 시간차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사고 발생 초기 “전시가 아닌 평시에 발생한 사고 가운데 최악의 참사가 될 수 있다”며 사안의 심각성과 함께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안타깝게도 우려는 현실화했고 언론의 논조는 비판으로 바뀌었다. 배가 침몰한 원인과 선사 측의 초기 대응, 정부의 사후 대처, 그 밖의 구조적 문제 등이 드러나면서다. 모두 구출이 가능했던 시간을 허둥 지둥으로 어린 학생들을 잃고 말았던 인재(人災)이다.
가장 뼈아프게 들리는 대목은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지적이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이 제일 먼저 배에서 탈출한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선장은 배와 운명을 같이한다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깼다”고 비판했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한국 기업 총수들과 같이 비겁한 리더십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사회가 공무원과 산하기관, 감독 대상 업체들 사이에 형님 동생 하면서 골프 치며 좋은 게 좋다고 대충 넘어가는 우리 사회의 고질(痼疾)이 해운 분야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세월호 침몰은 그런 마피아 커넥션이 국민적 재앙을 불러온 극적(劇的)인 사례가 되고 말았다. 세월호의 이번 침몰 사고에서 46개 가운데 1개밖에 펼쳐지지 않은 구명 벌을 검사하면서 '양호' 판정을 내리고. 해운조합 소속의 안전 검사 담당자는 세월호에 한도 이상 화물이 실리지 않았는지, 화물들이 제대로 묶여 있는지를 따져보지도 않고 출항을 승인했다. 한국선급과 해운조합이 이렇게 형식적인 검사와 감독을 한 것은 '해수부 마피아'들이 장악한 해운업계의 '서로 봐주기' 분위기 탓이 컸을 것이다. 해수부 전·현직과 해운 분야 종사자들이 선후배와 학연 등으로 얽힌 해수부 마피아로 인해 한국 해운업계 안전 관리가 엉망이 돼버렸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초기 대응 실패와 재난 관리 체계의 허술함은 국정이 대통령 1인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여론이다.
대형사고 때마다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복지부동 공무원들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높아가기만 한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 낙하산 인사로 누적된 정부의 능력과 신뢰에 대한 검증의 무대가 되었다. 정말 복지부동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박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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