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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여론조사 믿습니까?

  • 입력 2014.03.18 18:36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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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선거 때만 되면 여론조사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는 여론이다. 이러다가 여론조사 공화국이란 소리를 듣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최근 6.4 지방 선거를 앞두고 각 언론과 방송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이슈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며칠 전에는 4년 후에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설문 조사도 나와 여론조사 공화국 소리도 듣게 되었나 보다.  하기야 유럽에서는 프랑스 남자의 절반 이상이, 그리고 여성 세 명 중 한 명꼴로 바람을 피운다는 것도 설문조사를 통해 통계로 집계되고 있으니 거기에 비하면 우리 조사는 점잖은 편이 아닐까 생각도 한다.
그러나 수많은 설문 결과를 접하면서 그것들이 신뢰할 만한 것인지/ 얼마를 믿어야 되는지 헛갈린다는 것이다.
엊그제는 동료들과 점심 먹으면서 가십거리 화제로 다루는 일도 있었다. 최근 공직자(도지사. 시장. 군수)등을 선출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설문조사라면 조사와 관련해서 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다.
각종 언론이 발표하는 정당지지도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갤럽의 2월 넷째 주 주간조사에서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40%, 새정치연합 18%, 민주당 15%이고 의견 유보나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는 25%였다. 우리나라 국민들 중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가 많아야 25%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정확한 통계치 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의 얘기가 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지지 정당을 물을 때에는 각 정당의 이름을 불러주고 선택하도록 하는데, 그 선택지들 중에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음’의 응답 항목이 포함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응답자들은 무의식중에 불러준 정당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발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대답하면 ‘그래도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정당은 어디인지’를 재차 물어 정당 선택을 강요하는 형식으로 질문이 구성된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결과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별로 내키지 않아도 지지 정당을 선택하게 되고, 그 결과 무당 층은 25% 정도가 되는 것이다.
위에서 예시한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가 간단히 설문을 만들고 응답 비율을 통계 처리해서 발표하고 기계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에 그친다면, 차라리 조사를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선거와 같이 공적 행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해석의 전문성이 확실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여론조사공정심사위원회’를 각 선거단위에 설치하기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번에 위원회를 제도화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는 국민들의 의견이다.
기대컨대 선거 때만 활동하는 위원회가 아니라 여론조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상시적 기능을 해주기 바란다는 여론이다. 물론 고의로 여론을 왜곡하려는 여론조사를 걸러내는 역할뿐 아니라 어떤 여론조사가 바람직한지에 대한 연구에도 노력하여 공명선거 분위기를 저해하는 여론조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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