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지방의원 늘리고...

  • 입력 2014.02.03 18:58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제도를 개혁하겠다고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활동 만료일인 지난 달 28일 광역의원은 13명(총.664명), 기초의원은 21명(총. 2897명)을 증원하는 선거구 조정안을 전격 통과시키는 작태를 또 보여 주었다. 여야(與野)는 활동기한을 2월 말까지 연장키로 했으나, 1월 말까지로 규정된 당초 시한에는 이것 하나 달랑 처리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모습이다.
그러나 정치개혁특위는 인구 상·하한선을 초과하는 선거구에 대해 조정하고, 조정이 불가능할 경우 분구(分區)하거나 통합하되 정수 증원을 최대한 억제했다는 게 특위의 설명이다. 오늘부터 시도지사와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지만 여야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 여부 등 6·4지방선거의 기본 룰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의 손발처럼 지역에서 국회의원들을 수발하는 지방의원 늘리기엔 의기투합한 꼴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3일 당 대표 및 원내대표의 4자 회담 뒤 발표한 합의문에는 정치개혁특위 구성 이유로 지방자치선거와 교육자치선거의 제도 개혁하겠다는 명분 아래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 등을 적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핵심 사안은 논의도 못한 채 엉뚱한 짓만 한 꼴이다. 지방 자치단체와 공기업 부채가 100조 원이 넘어 파산 제 도입까지 검토되고 있는데다, 지방의원의 토착비리 연루와 호화 외유 등이 속출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대폭 인원을 줄이거나 폐지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인원을 33명이나 늘린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지난 달 14일 황우여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시와 광역시 구의회 폐지안까지 냈었다. 새누리당 행태는 대(對) 국민 속임수 일뿐만 아니라 책임 있는 집권당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후안무치(厚顔無恥)로 가고 있는 것이다. 기초단체장 공천 폐지 공약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뒤로는 거래를 한 야당 책임도 마찬가지 이다.
이처럼 정치개혁 허울 아래 개악(改惡) 행태를 보이면서도 여야는 설 민심을 잡겠다며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떼로 몰려 설날 잘 보내세요. 하는 모습은 정말 낯 뜨거운 일이다.
새누리당은 자화자찬(自畵自讚)성 홍보물을 전국 시·도당에 배포했고,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했다고 비난하는 등의 홍보물을 만들어 전국에서 귀성길 국민에게 나눠주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한편 안철수 신당과는 새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정치개혁 경쟁에 말로만 한창이다.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지 않으면 이런 쇼를 벌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개혁을 입에 담을 염치조차 없게 된 정치개혁특위의 존재 이유부터 의심스럽다는 여론도 아랑곳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개탄스럽기만 하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 단위로 도입된 기초의회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지만 그러나 기초의원 개인의 미흡한 자질과 끝없는 비리와 기초단체장과의 유착 문제 등으로 기초의회는 비판의 표적이 되어 오고 있다. 시도 때도 없는 세비 인상 요구와 막무가내 식 외유성 해외 출장과 지방공무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청탁성 압박으로 눈총을 받아 오고 있다. 오죽하면 지방의회 무용론으로 폐지론까지 나오겠는가. 여야가 지방의회 개혁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일 것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여야가 지방의원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니 국민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새누리당은 기초의회 자체를 구의회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자는 주장을 내놓은 당사자들이 자기모순도 모르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를 당론으로까지 정한 민주당 또한 잿밥에만 관심이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꼴이 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낯간지러운 귀성 쇼에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