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산가족 상봉, 남북관계 회복 전기로 삼아야

  • 입력 2014.01.27 19:53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의한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북한은 나흘간 침묵을 지키다 지난 10일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은 판문점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서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기며 설 상봉을 무산시켰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북남(남북) 사이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북측의 통지문에는 남측에서 곧 대규모 합동군사 연습이 벌어지겠는데 흩어진 가족과 친척 상봉을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느냐며 연례적인 한ㆍ미 합동군사훈련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던 북한이 지난 16일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중대제안에 이어 어제 중대제안과 관련한 공개서한을 발표한 뒤 이산가족 상봉을 전격 제안해 그들의 마음이 무억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상호 비방 중지와 군사훈련 중단 등을 담은 중대제안이 위장평화공세는 물론 선전심리전도 아니고 도발을 전제로 구실을 마련하려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한은 이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불변의 의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면서 남측이 의심을 거두라고 강조했다.
북측은 진지성을 과시하듯 우리측에 보낸 서한을 북한 노동신문 1면에 게재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명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방식만으로는 남측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 2010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새겨보면 알 것이다. 그해 10월 대한적십자사가 북한에 수해 복구 물자를 지원했고, 북측은 억류했던 대승호 선원을 송환함으로써 남북은 상호 긍정적 신호를 주고받았다. 그런 분위기를 타고 유엔사와 북측은 대령급 실무접촉을 했고 남북은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도 하고 남북 항공관제 통신망도 복원했다. 북한은 바로 이때 연평도 포격을 가했다는 것은 cksa으로 믿을 수 없는 그들의 모습 이었다.
그리고 또 지난 2011년 새해가 되자 다시 대화공세를 폈다. 1월에만 무려 6차례에 걸쳐 대화를 반복 제안했다. 이런 전례 때문에 북한의 제안을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에는 그런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북한이 제안을 먼저 실행해 보이겠다고 다짐했고 실제 공개서한 발표 이후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한 것이다. 북한적십자회는 엊그제 오후 남측 적십자사에 통지문을 보내 설이 지나 날씨가 좀 풀린 다음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즉각 환영하며 구체적인 사항들은 추후 통보하겠다고 호응하여 중단되었던 이산가족 상봉이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산가족 상봉 재개는 이산가족의 나이를 고려할 때 시간을 다투는 문제이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정례적인 상봉의 길을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남과 북은 이번 상봉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나아가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대북 지원이 최소의 수준으로 묶여 있고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교류와 협력도 동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기회를 잘 살려 전면적인 관계 회복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은 지난해 9월에도 우리 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 개최를 받아들이지 않자 양측이 사전 합의했던 이산가족 상봉 날짜를 나흘 앞두고 일방적으로 행사를 취소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에 복잡한 조건을 달지 말고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남북 간 민족적 과제다. 상봉 신청자의 80.1%가 70대 이상 고령층이어서 해마다 4000명 이상이 세상을 뜨기 때문에 하루가 급한 것이다. 상봉 신청자 12만9000여명 가운데 이미 5만6500여명이 사망했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