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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신규 호화사옥부터...

  • 입력 2014.01.15 16:03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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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조의 파업이 역대 최장인 22일간 이어진 철도 노조 파업이 극적 타결돼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으나 앞길은 험란 하기만 하다.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KTX를 비롯한 각종 열차 운행 율이 크게 떨어져 국민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또 시멘트 석탄 등 철도로 운송되는 물류의 수송 차질로 산업계가 입은 피해도 막대했다. 직접 이해당사자인 코레일과 노조의 상처도 적지 않았다. 명분 없는 파업에 국민여론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노조는 신뢰에 치명상을 입었고, 코레일은 막대한 영업 손실을 안게 되고 노사 모두가 상처만 남기게 되었다. 철도 노조 간부는 민주당사에 들어가 국회에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설치를 하면 파업 철회의 조건으로 내걸어 여야의 의견으로 멈추게 된 것이다.
만시지탄( 晩時之歎)이 있지만 해를 넘기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여론도 있으나 정부의 의지와는 반대로 철도 파업을 주도했던 노조 간부들은 명분 없는 파업으로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으나 검찰의 구속방침을 법원은 무시하고 대부분 구속 영장을 기각해 국민들의 마음은 우울하기만 하다.
그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수서발 KTX 운영법인이 최근 정식 출범했다. 그러나 또 국민들이 논란 것은 시작도 전에 호화청사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새 회사가 서울 강남 노른자위 땅에 400여억 원을 들여 사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남이야 뭐라고 하든 일단 흥청망청 쓰고 보자는 공기업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과 효율을 통해 요금 인하를 주도하겠다는 출범 취지가 무색한 실정이 되어 국민들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17조원이 넘는 부채에 한 해 5000 억 원의 적자를 내고, 이를 메워주기 위해 매년 약 7000 억 원의 세금이 들어가지만 인건비 비중은 웬만한 철도 선진국의 두 배에 가깝다는 것은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철도 민영화 우려는 차치하더라도 국민세금만 낭비할 KTX 분리운영으로 인한 방만 경영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KTX 신규 법인은 코레일 대전 본사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하지만 2016년 열차 운행에 앞서 본사 사옥을 짓기로 했으니 말이다. 코레일 안을 보면 서울 수서역 주변이나 수원 동탄, 평택 3곳 중 한 곳에 부지를 확보한 뒤 본사 사옥을 신축하는 것으로 돼 있다. 고속철의 상징성이나 직원들의 자긍심 고취를 이유로 들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빚더미 자회사가 수 백 억 원을 들여 호화청사부터 짓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나왔는지 정부의 방침인지 신기할 뿐이다.
코레일도 그렇지만 정부 대응은 더 심각하다. KTX 신규 법인의 사옥 신축 안을 보고받은 국토교통부는 이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온 효율성은 어디 갔는가. 공기업의 예산 낭비를 방치한 채 무슨 개혁인지 의문이다. 겉과 속이 다른 정부 조치에 일선 공기업의 혼선만 커질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아우성이다.
KTX 경쟁체제를 둘러싼 정부 논리의 허구성은 한둘이 아니다. 수 백 억 원의 신사옥 비용도 수서 발 KTX를 코레일에 맡겼으면 필요 없는 돈이다. 정부가 공언한 경쟁효과는 허울뿐이라는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새 회사는 열차 운행에 필요한 주요 업무를 코레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라 애초 경쟁이 불가능한 구도다. 이제 정부는 어렵게 이뤄낸 철도 경쟁 체제를 성공시켜야 한다. 수서 발 KTX는 114년의 철도 독점을 깨는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승객도 기존 KTX 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하는 것으로 드러나 코레일의 경영부실을 가속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여론을 참작하기 바란다.
더 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서발 KTX 폭주기관차를 차라리 멈춰야 된다는 여론이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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