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동지(冬至) 팥죽의 유례

  • 입력 2013.12.20 18:03
  • 기자명 홍성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는 옛 부터 동지(冬至)(하면 팥죽 먹는 날로 알고 있다. 금년 동지는 일요일이라 모처럼 자주 다니던 북한산소재 사찰을 찾아 불자들과 팥죽을 먹는 의미를 알아본다.
계사(癸巳)년 동지는 음력으로 11월 20일(양력 12월 22일)로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을 동지 날 이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동지가 초순에 들면 애동지라고 하고 중순에 들면 중 동지, 하순에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동지팥죽을 쑤어 먹어야
나이를 1살 더 먹는다는 뜻이다. 중 동지와 노동지에는 팥죽을 쑤지만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우리나라의 풍습이기도 하다.
동지팥죽에는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먹는 사람의 나이 수만큼씩 죽 그릇에 넣어 먹기도 했는데, 한 그릇의 팥죽을 다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먹은 것으로 간주하는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동지는  불교에서는 어둠을 무명(無明)이라 하고 업장(業障)이라고도 하는데. 무명장야(無明長夜. 빛이 없는 긴 밤)라는 말도 잘 쓰는데, 여기에 반대되는 말이 빛이어서 지혜의 빛(慧光)으로 어둠(무명=번뇌)을 물리친다고 불교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기도 하다.
흔히 불교에서 지혜는 붉은 색. 남쪽. 여름 등으로 나타내는데, 밤(무명. 無明)이 가장 긴 동지날 붉은 색의 팥죽을 끓이는 것은 지혜로 어둠을 물리친다는 상징이라고 한다.
이것이 세속에서 유교나 토속신앙과 섞여서 동짓날 삿됨이나 역병 또는 귀신을 쫒는 의미로 알려져 있는데, 결국은 지혜로 어리석음을 물리친다는 불교의 뜻에서 나온 말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평소에 절에 잘 가지 않고 기도도 하지 않으며, 스님들에게 설법도 듣지를 않으니 옛날에 현명하신 스님들이 절기(節氣) 등 특정한 날을 제정하여 불자님들이 절에 자주 다니게끔 방편을 쓰신 것이라는 말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동지 팥죽하면 중국의 무착선사(820~900)가 동짓날 팥죽을 쑤는데 문수보살이 죽 솥 위로 나나타자 팥죽 쑤던 주걱으로 문수보살을 때렸다 하는 이야기도 유명 하게 전해져 오고 있다. 문수보살과 팥죽은 똑같이 지혜를 상징한다는 이야기로 통하기도 한다.
그러니 각 사찰에서는 동지 날 불자님들도 동지기도에 동참하여 지혜를 증장하여 무명의 업장을 녹이고 복혜가 넘치어 가정의 행복을 누리고 무착선사나 부처님처럼 영원이 번뇌를 제거하시어 열반에 들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관상감에서 이듬해의 달력을 만들어 모든 관원에게 나누어주고 제주도에서는 동지 무렵 귤과 감자를, 평안도·함경도에서는 메밀국수로 냉면을 만들어 먹고 청어를 진상했다는 말도 있다. 궁에서는 동지 절식으로 우유와 죽(타락죽)을 내려 약으로 쓰기도 했고. 붉은 팥이 액을 막고 잡귀를 없애준다는 데서 유래되어 오고 있다.
그리고 성불은 학문이나 논문으로 할 수는  없다. 마음을 깨달아야 하는 진리의 법이기에 마음 닦는 수행을 해야만 성불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엔 절기를 부지불식간 지나치지만 동지(冬至)에 팥죽을 해먹던 일은 예전엔 흔했다. 팥죽을 끓이던 날이면 어머니 옆에 앉아 새알을 빚던 기억도 새록새록 하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살 더 먹는다.”는 말에 손가락 하나를 더하던 ‘셈법’은 팥죽 속의 새알 욕심 때문이었다. 팥죽과 함께 먹던 동치미 국물의 시원함을 잊을 수 없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풍속은 붉은 색깔의 팥이 잡귀신을 막아 준다는 속설에서 유래됐다고 하지만. 밤이 가장 긴 동지는 양기(陽氣)가 약해져 역병(疫病)에 걸리기 쉬운 때여서 열량이 높은 팥과 새알은 몸보신에도 제격이었다는 말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홍성봉의 시시비비> 홍성봉 편집국장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