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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 600만, 노인 대책 세워야

  • 입력 2013.10.10 16:06
  • 기자명 홍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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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노인의 달“을 맞아 되돌아본 노인들의 생활은 우울하기만 하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2.2%인 613만여 명에 이른다. 인구통계 이래 처음으로 600만 명을 넘어섰고, 오는 2025년이면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노인들의 복지 문제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인구 구성의 주류가 노년층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에 대한 인식과 각성은 취약하고, 노인 정책도 후진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단 최근 노인기초연금 관련 공약의 후퇴를 이르는 것만은 아니다.
최근 부산에서 60대 노인이 숨진 지 5년 만에 백골인 채로 발견됐다는 보도를 들었다. 지역자치구에선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아니어서 전혀 관리하지 못했음을 시인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렇게 사회적 안전망에서 벗어난 독거노인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통계조차 알 수 없다는 요론이다. 또 유엔인구기금 등이 조사한 노인복지지수에선 한국이 91개국 중 67위를 차지했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65위)과 우크라이나(66위)보다도 낮은 수준이니 한심한 복지정책안 것이다. 특히 연금과 노년 빈곤율 등을 반영한 소득 분야는 91개국 중 90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노인의 빈곤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노인범죄와 노인 대상 범죄도 급격하게 늘고 있어 사회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노인범죄는 단순한 생계형 단순절도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폭력과 강간. 그리고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옮겨가는 현실이다. 노인 강력범죄는 지난 6년 동안 2.3배가 늘었고, 절도는 2.5배, 강간은 3.6배로 늘고 있다는 조사됐다. 노인 대상 범죄도 지난해 전년 대비 67%나 늘었다. 범죄의 행위자, 범죄의 대상으로서의 노인 문제는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보호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 노인범죄 등 새로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등 이제 노인 문제는 정책적 차원에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시점이다. 전부는 노인의 생산성 향상, 일자리, 빈곤, 범죄 등 전방위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 또 각종 대책이 급속한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점에서 개개인이 노년기 플랜을 탄탄하게 짜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한국노인복지운동본부 청소년 홍보단이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 근처에서 ‘노인을 공경합시다.’란 주제의 노인공경 캠페인을 펼쳤다. 이날 청소년 홍보단은 현수막 부착과 노인공경 홍보물을 배포하며 시민들에게 노인공경 의식을 심어 줬다. 홍보물은 ‘노인을 공경하고 노인을 사랑합시다.’라는 제목 하에 ‘주변에 학대받는 노인이 있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며, 우리나라의 경제와 나라를 세운 우리 노인분들이 조금이라도 불편함 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노인 학대 문제는 이미 도를 넘어섰을 만큼 심각하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노인학대의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그것은 노인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어머니나 아버지를 노인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할 수 있는지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 하지만 무시하고 윽박지르다 못해 심지어는 폭행하고 살해할 정도까지 이르렀다니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보이는 곳이나 안 보이는 곳에서 수많은 노인들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핍박당하고 폭력에 휘둘리고 생명까지 위협 받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것도 남이 아닌 자기 가족과 친 인 척으로 부터 당하니 절통하고 분통해서 견딜 수 없는 노릇이다. 오죽하면 자식으로부터 살해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노인들이 계시겠는가?
이제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 오래된 소나무, 즉 노송(老松)은 오랜 시간 동안 다져진 기개와 우아한 풍치, 사철 변하지 않는 푸름을 간직해 예부터 군자의 덕이나 선비의 기상·절개 등을 상징해 오고 있다. 또 한 지역에서 수 십 년 이상 대를 이어 온 오래된 가게는 상업적 측면 이외에도 전통의 보존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노포(老鋪)라고 한다. 전통의 가치를 누구나 인정하고, 숭앙하기까지 하면서 왜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에게만은 그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가?
노인(老人)은 단순히 나이 들어 늙은 사람이 아니다. 인생의 경륜과 삶의 지혜를 간직한 어른이 노인이다. 노인을 아름답게 보는 사회가 진정 성숙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무것이나 오래됐다고 문화재로 칭하지 않는 것처럼, 노인들도 스스로 자신이 다른 이의 삶에 사표(師表)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제 장수시대를 맞아 노인들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본인을 본인이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야 한다.

홍성봉의 是是非非> 홍성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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