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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통령’ 자리 혼전 예상

서울시 교육감, 진보vs보수 물밑 경쟁 가시화

  • 입력 2010.03.08 10:14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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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주 기자 / 지난해 10월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권한대행으로 서울 교육을 관장했던 김경회 부교육감이 교육감 출마를 위해 4일 전격 사퇴했다. 때마침 이날 유력한 교육감 출마자로 예상되는 김영숙 덕성여중 교장도 학교재단에 사표를 제출했다.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두 인물이 같은 날 잇따라 교육감 출마를 가시화함에 따라 오는 6월2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치열한 다자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부교육감의 출마선언은 그동안 박범훈 중앙대 총장과 김영숙 교장, 이원희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 회장으로 압축되던 여권 내 시교육감 후보군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자율고 부정입학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시교육청의 수장대행으로 활동해온 김 부교육감이 ‘행정공백’이란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은 시교육청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튀어나오고 있다.
김 부교육감 본인은 ‘대행’이라는 꼬리표 탓에 업무추진에 한계를 느껴 ‘개혁’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행정전문 공무원이 돌연 선출직 선거에 출마하는 모험을 감수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권으로부터의 모종의 ‘언질’이 이번 출마의 배경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꾸준한 출마설 속에 이날 학교재단에 사표를 제출한 김영숙 교장은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실험을 통해 공교육 살리기의 상징적 인물로 정부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공교육 정상화 정책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성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다가 교감을 거치지 않고 덕성여중 교장으로 발탁되는 등 파격인사의 수혜자인 그는 그동안 한나라당의 출마권유를 수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사의에 따라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유력 후보군으로 부각됐다. 하루 사이에 2명의 유력한 후보들이 잇따라 시교육감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동안 인물난에 시달려온 여권이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인물카드를 꺼내들어 후보간의 경쟁을 유도해 인지도 상승 등의 시너지효과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출마의사를 기정사실화한 이경복 전 서울고 교장, 정채동 서울시교육위원, 김성동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등이 가세한 여권의 시교육감 후보 낙점에는 당분간 혼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과 마찬가지로 후보 옥석 고르기에 들어간 진보진영도 다자구도의 경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 압축된 이들은 조국 서울대 교수,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최갑수 서울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이종오 명지대 교수,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등이다.
여기에 전교조 출신인 이부영, 박명기,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출마 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거취도 관심사다. 교육계 인사들은 이같은 다자구도가 4∼5월까지는 계속되겠지만 결국에는 서울교육계의 고질화된 부정부패 척결에 누가 더 적임자냐는 현실적 판단이 후보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교육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그 위상과 권한이 막강한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간의 물 밑 경쟁은 공직자 사퇴시한인 4일을 기해 본격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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